장학기금으로 교사들 해외연수는 ‘부적절’

시민들의 성금으로 만들어진 장학금 올바르게 사용해야

2007-02-22     진영봉 기자

수많은 이천시민과 독지가들의 성금으로 조성한 이천시민장학회 기금이 장학회 본연의 사업과 달리 교사들의 사기진작을 위한 해외연수 비용으로 사용되고 있는 것은 부적절한 행동이다.

이천시민장학회는 교사들의 사기진작을 위한 연구지원과 포상제도를 대대적으로 실시한다는 계획을 세우면서 3억1천만원의 예산을 확보하고 그 첫 번째 사업으로 교사들의 호주연수를 지원했다.

관내 고3 주임교사와 진학부장 등 16명이 2천3백여만원의 예산을 지원받아 진행하는 이번 호주연수는 지난 19일부터 4박6일간의 일정이다. 이들은 호주의 교육기관 2곳을 방문하는 한편 파충류공원, 블루마운틴 국립공원, 오페라 하우스, 하버브릿지 등 유명 관광지를 돌아보는 등 교육연수보다는 사기진작을 위한 관광여행에 가깝다.

시민들이 자발적인 성금으로 조성됨으로써 지방자치단체 우수사례로 꼽혀 다양한 사례발표 까지 했던 이천시민장학회가 기금 조성 목적과 달리 교사들의 사기진작을 기금으로 사용한 것이다.

물론 진학교사들이 늦은 밤까지 고3 진학반을 지도하면서 고생하고 어려움을 겪는 것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시민장학회 기금을 이용한 해외연수는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교사들이 사기가 충전되어야 학생들에게 수준높은 교육을 실시하고 이를 통해 우수학생이 배출된다는 논리는 이해할 수 있으나 장학기금은 순수한 장학금 용도로 사용하고 교사들의 처우개선이나 사기진작 비용은 별도의 예산을 수립했어야 옳다.

수많은 시민들과 익명의 독지가들이 어려운 환경속에서 학업에 열중하는 학생들과 우수학생을 양성함으로써 지역발전을 이루려는 열망을 가지고 보낸 성금을 시민들의 의사도 확인하지 않은 채 교사들의 해외여행 경비로 사용한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는 일이다.

시민장학회는 장학기금을 만드는데 일조한 수많은 시민들의 염원을 확인하고 성금을 기탁한 사람들의 뜻을 헤아리는 자금운용을 해야 한다. 그것만이 아무런 조건없이 작은 정성을 모아 커다란 장학기금을 만드는데 일익을 담당한 시민들의 정성에 보답하는 일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되새겨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