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장관이 이천시 대표단을 만난 자리에서 ‘군부대 이천이전을 재검토 하겠다’고 발언하자 재검토의 의미를 놓고 이천시와 국방부가 제각각 엇갈린 해석을 내놓고 있어 발언의 진위여부에 촉각이 모아지고 있다.
시와 국방부에 따르면 지난 22일 이천시민 1천200여명이 국방부 앞에서 군부대 이천이전을 반대하는 대규모 집회를 개최한 가운데 오후 3시40분에 국방부 장관실에서 김장수 국방장관과 조병돈 이천시장, 이규택 국회의원, 군부대 이천이전 반대 이천시비상대책위원회 집행부 등 5명이 면담을 가졌다는 것.

이 자리에서 김장수 국방부장관은 이날 부대이전 철회를 요구하는 이천시 관계자들에게 “이전이 계획된 부지가 중요하다면 이천지역 내에서 다른 지역을 대체부지로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으며 조병돈 시장은 “현재 이천시에는 부대이전을 대체할 수 있는 부지가 없다”면서 인근 광주시에 소재한 뉴서울CC를 대체부지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김 장관은 조 시장이 제시한 대체부지를 포함해 부대이전을 국방부와 토지공사, 이천시가 다시 협의해 결정하자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대해 이날 면담에 참여했던 대표자 이규택 의원은 ‘재검토라는 장관의 발언은 철회 또는 이천시로 이전하지 않는다는 것으로 받아들였다’고 밝히는 한편 이천시 관계자는 ‘이천지역으로 이전하지 않는 것을 포함한 전면적인 재검토를 의미하는 것’이라며 재검토의 의미를 철회나 이천이전에 대한 전면 재검토로 해석하고 있다.

그러나 국방부측에서는 이날 면담이후 “김 장관이 사전협의가 없었던 점을 사과한 뒤 송파지역 군부대 이전은 국가 정책 차원에서 결정한 것”이라면서 “특전사를 서울 이외 지역으로 이전했을 때 부대가 임무수행을 가장 잘할 수 있는 곳으로 하다 보니 이천으로 결정하게 됐다”고 이천지역 선정 배경을 설명했다고 밝혔다.

또 국방부는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자는 김 장관의 제안에 조 시장 등이 동의하면서 국방부, 이천시, 토지공사 3자 협의로 특전사 이전지역을 결정키로 한 것이라고 밝히는 한편 이천 이전 재검토가 현재 결정된 지역 및 사항을 철회하는 것이 아니라 대화채널을 만들어 기존 이전 예정지의 타당성과 다른 대체 후보지 등을 종합적으로 협의해 나간다는 의미라고 설명하고 있어 이천시의 해석과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에대해 김태일 비대위 공동의장(이천시의회의장)은 “장관에게 ‘재검토’ 답변을 받아낸 것으로 소기의 목적은 달성됐다”며 “협의를 통해 부대이전을 반드시 막아내야 하며 협의하겠다는 의미는 앞서 국방부 측에서 제안한 다자간협의체 구성을 받아들인 것은 아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국방장관과 이천시 대표단간 40여분간의 면담 후 김장수 국방장관의 ‘부대이전 재검토’ 답변이 알려지자 이날 오후 1시부터 국방부 앞 공터에서 ‘부대이전 백지화’를 요구하며 집회를 벌이던 1천2백여명의 이천시민들은 곧바로 해산했으며 국방부 앞에서 단식농성을 펼치던 시의원들도 단식을 철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