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외줄타기(공장에 간 수상한 몽상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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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외줄타기(공장에 간 수상한 몽상가들)
  • 홍성은
  • 승인 2006.12.12 13: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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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메커니즘의 병폐 속에서 꼬리를 물고 증식하는 폐쇄적 증상들은 인간의 위대한 오만과 함께 문명의 이기가 잉태한 지당한 출산물이다. 이러한 단절되었던 소통들에 대해, 각자만의 섬에서 내놓게 될 ‘몽상과 독설들’이 특별한 대안이 되기를 희망한다든지, 애매모호했던 입장에 대한 뚜렷한 지침서의 제시를 기대하는 일은 덧없다....(후략) ”

샘표스페이스(큐레이터 문예진) 기획전 ‘수상한 외줄타기(공장에 간 수상한 몽상가들)’을 소개하는 자료의 일부분이다.

이천에서 실험적이며, 대안공간의 한 부분으로 자리잡은 샘표스페이스에서는 오는 20일부터 2007년 1월 20이까지 ‘수상한 외줄타기(공장에 간 수상한 몽상가들)’ 전시회를 진행한다.


샘표 스페이스 기획展_노진아 노해율 박지훈 유영운 최연우 2005_12_20 ▶ 2007_01_20

이하 ‘수상한 외줄타기(공장에 간 수상한 몽상가들)’전시 일부 작품 및 작가 소개




노해율의 작품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기호들의 움직임과 결합들은 아직 정돈되지 못하고 부유하는 정체성들과 시대에 범람하는 극도의 내적 결함들을 움직임이라는 조형적 구성을 통해 이미지화하였다.


그 움직임은 인간의 분절된 고독과 사적 공간 안에 유폐된 채 회전하는 한편의 자화상과, 타자와의 대치 상황에서 형성된 다른 한편의 자아를 연속적으로 그리고 있다. 적대적인 다른 한편의 자아는 긴장감으로 고조된 회전선로를 벗어나지 못한 채 같은 형태의 동선으로 반복 운용된다.

문명론적 견지에서의 -기계적인 생명을 가진-각각의 형체들은 이내 그들 나름대로 변용하며, 서식하는 법을 깨우치지만, 운동을 부여한 주체는 오히려 유폐되고 단절된다. 독립적 생존방식을 가지고 끝없이 회전하며 유희하는 형체들은 철저히 인간을 소외시키고 분리하는데, 그 능동적 움직임 속에서 배제되고 버림받은 인간심리의 일면을 암시한다.

기계에게 주었던 방식과 같은 형식으로 자신의 내면을 분리하고 통제하게 된 자아는 더욱더 극심한 폐쇄적 공포와 병적 증상들을 유포시키며 교착점 없는 기계적 행로를 반복할 뿐이다.


박지훈이 만든 그의 분신이 보여주는 모호한 몽상 혹은 개체는 숨기고 싶은 자신과 개념적 존재로의 자신이 은폐의 미학으로 위장되어있지만, 수많은 ‘나’ 가운데 가장 은밀하면서도 직설적인 ‘나’를 보여주고 있다. 물질과 오브제들 간의 부조리한 조합들은 모호함의 정체성으로 그 괘도를 연장시킨다.

박지훈의 영상작업에서는 두 가지 상황의 페인팅이 오버랩 되는데, 시간의 진행에 따라 진화 또는 퇴보하는 인간행동학적 분석의 의지가 엿보이기도는한다. 때문에, 그의 영상작업은 인문학적 고찰에 대한 작가의 관심과 그 속성을 파헤치는 신랄함을 가지고 있다.

사랑하는 남녀의 육체는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난투극을 벌이는 남녀의 모습으로 전환된다. 이 야릇한 변이과정에서 야기되는 심리적 공황상태는 가변적이고 일시적인 내면의 본질과 그 내면을 포장하려는 욕망을 동시에 드러내고 있다.


유영운의 작품들에서 나오는 슈퍼맨이나 배트맨은 대중문화 속에서 친근하고 익숙한 실체이기도하지만, 가상적인 이미지들에 대한 팝아트의 공허한 외침이기도 하다.

그의 작업은 ‘잡지’라는 대중매체를 재료로 하여, 자신의 몽상과 문화적 관계에 대한 상호의존적 집착을 대중적 캐릭터와 우스꽝스럽고 왜곡된 이미지를 차용함으로써 그 표현치를 극대화 한다. 많은 시간을 잡지 접기와 붙이기에 할애하여 폐쇄적 증상에 대해 실험하고, 편집증적 행위에 대한 옹호론적 입장과 부정적 시선의 양자를 공평하게 그려내고 있다.
범람하는 문화적 코드들 속에 지루하게 탐구하는 작가의 방식은 고통스럽지만, 시각적 수용자에겐 즐거움이다. 그가 하고자하는 말은 바로, 이 오류에서부터 시작한다. 고통스럽게 표현하는 자아와 즐겁게 수용되는 타자의 비극이 현대 문명의 속성임을 밀도있게 건네고 있다.


*자료제공 : 샘표스페이스(큐레이터 문예진, 644_4615, www.sempiospace.com)
홍성은
홍성은
ctondal@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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