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의 상징이었던 보리밥
상태바
가난의 상징이었던 보리밥
  • 용석
  • 승인 2010.01.03 21: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오늘날은 별식이 됐지만, 보리와 보리밥은 우리의 주곡이며 중요한 양식이었다.

봄철인 3․4월경에 이르면 양식이 떨어져 보리 수확을 애타게 기다렸다. 이 시기를 보릿고개라고 했다. 보리가 익을 때까지 산과 들을 헤매며 나무껍질을 벗기거나 나물을 캐다 먹으며 연명했다.

보리가 본격 수확되면 보리밥으로 가을까지 견디었으며 쌀 수확 후에도 부족한 양식을 메우기 위해 매일 보리밥을 먹었다. 보리밥은 쌀에 보리를 섞어 짓거나 보리만으로 지은 밥을 말하지만 거의가 꽁보리밥(보리만으로 지은 밥)이었다. 1960년대에는 학생들의 도시락밥도 대부분 꽁보리밥이었다.

보리밥은 열무김치나 고추장에 비벼 먹거나 풋고추를 된장에 찍어 함께 먹으면 별미이다. 그러나 보리밥을 먹으면 방귀가 잦았다.

한때 보리밥은 가난의 상징이었다. 보리가 섞이지 않은 쌀밥은 설날이나 추석날 그리고 조상의 제삿날에나 먹을 수 있는 특식이었다. 그래서 필자의 어린 시절 꿈은 평생 쌀밥만 실컷 먹고 살 수 있었으면 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보리 생산량이 감소하여 쌀보다 드문 곡식이 됐고 성인병 예방에 좋다고 하여 특별히 먹는 밥이 됐다. 보리에는 비타민1과 비타민2의 함량이 쌀보다 많아 각기병 등을 예방하는데 좋다고 한다.

보리밥도 배불리 못 먹었던 가난했던 시절이었지만 그 시절이 그리워지는 것을 보면 추억은 아름다운 것인가 보다.

          - 시인/수필가 김병연(金棅淵)

용석
용석
kby9086@hanmail.net
다른기사 보기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