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의 대학원 진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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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의 대학원 진학
  • 김병연
  • 승인 2008.10.06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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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두뇌자원의 개발만이 살길'이란 사상으로, 대한민국이 경제강국이 되는 길은 오직 '교육입국과 과학입국' 밖엔 없다고 생각한다.
돌이켜 보면 교육열 강한 아버님의 지도하에 주로 가정교사로 학창시절을 보냈으며, 여러 직업을 전전하다 지방공무원이란 직업을 선택하고 두 자식이 대학에 합격하기까지 많은 인생의 기복이 있었다.

자식은 남매를 두었는데, 딸은 교원임용고시 합격률 국내 최고인 한국교원대학교를 평균 A학점으로 졸업하고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하고 있으며, 아들은 고등학교 2학년을 마치고 아시아 최고 수준의 대학 카이스트에 진학했고 박사과정까지 카이스트에서 마치려 했으나 일본 최고의 이공계 대학 교토대로부터 등록금은 물론 용돈까지 보장하겠다는 제의에 따라 일본유학(대학원과정)을 결심하고 공익근무를 지원하기 전에 교수님들과 상담한 결과, 미국에서도 전액장학금을 받을 수 있으니 미국 이공계 5대 명문대학 중 MIT·버클리대·미시간대를 지원하라는 권유에 따라 미국유학을 결심하고 공익근무를 시작했다. 미국유학 후 카이스트 교수가 돼 과학입국에 힘쓰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두 자식을 통해 교육입국과 과학입국에 이바지할 수 있겠구나 하는 기대가 반쪽이 났다. 의과대학에 다니는 친구가 과학자보다 의사가 좋으니 의사가 되라고 권유함에 따라 인생의 진로를 고민한 아들은 훌륭한 의사가 돼 한국을 빛내보겠다고 했다.

평생직장의 시대가 가고 평생직업의 시대가 왔으며, 모든 국가가 의사는 경제·사회적으로 우월한 위치에 있을 뿐 아니라 의술은 생명을 다루는 기술이기에 의사의 공급은 조절될 수밖에 없고, 교수정년이 65세인데 인간수명 100세 시대가 다가오고 있으며, 의료산업이 21세기의 각광받는 산업으로 등장했으니 아들의 장래를 위해 공과대학 교수보다 의사가 좋겠기에 만류할 수 없었다. 하지만 공학을 포기하고 의학을 해야 하는 현실 앞에서 나라의 장래를 생각하니 가슴이 미어져 의학도 광의의 과학이라고 애써 자위했다.

4년제 대학의 우수인재들이 학사과정 졸업 후 몇년씩 학원을 다녀 진학한다는 의학전문대학원, 남자 합격자의 58.2%가 30세 이상인 현실에서 학부졸업과 동시에 의학전문대학원을 진학하기는 어렵지만 병역을 필한 25세의 학부 졸업예정자로서 포천중문의대 의학전문대학원을 합격했다.

전국을 강타한 의사열풍 속에 부자들만의 잔치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의학전문대학원이지만, 전원 전액장학금 지급·전원 기숙사 입사·의사고시 100% 합격 등을 자랑하는 포천중문의대 의학전문대학원이기에 등록금과 생활비 등을 걱정할 필요가 없을 뿐 아니라 아들의 장래를 생각할 때 기쁜 마음 감출 수 없다.

요즘의 이공계 홀대를 보면 이제 밥술이나 먹게 됐다고 보릿고개 시절을 까마득히 잊은 것 같다. 지금의 국제사회는 힘이 곧 정의이고 기술력이 바로 국력이다. 우리의 기술력이 중국을 멀리 따돌리고 일본을 따라잡아야 된다. 그래야 우리가 풍요롭게 살 수 있고 나라의 안전이 보장된다. 대한민국의 안전보장은 미국의 핵우산이 아니라 세계 최고의 기술력이다.

과학자·의사·판검사·교육자와 술자리를 함께했을 때 과학자와 교육자에게 술잔을 먼저 주고 많이 주는 사회를 만들고, 과학자 처우의 개선과 기술개발을 위한 과감한 투자로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확보했으면 하는 것이 미국 이공계 5대 명문대학 대학원 진학을 포기하고 포천중문의대 의학전문대학원으로 아들을 진학시키는 못난 아비의 절절한 바람이다.
김병연
김병연
news@2000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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