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과 비장애인간 장벽허무는 아름다운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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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과 비장애인간 장벽허무는 아름다운 여행
  • 양동민 기자
  • 승인 2008.06.05 15:3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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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아동에게 꿈을 주기위한 ‘제주도 장애아동 캠프’ 감동
여성예비군, 장애인협회, 이천신협, 특수교사 등 봉사활동
거동이 불편해 외출에 어려움을 겪는 장애아동들이 지난 5월 29일부터 31일까지 2박3일간 제주도로 아름다운 여행을 다녀왔다. 장애아동 32명과 이들을 돌보기 위한 자원봉사자 32명 등 총 64명은 비행기를 이용 제주도의 유명 문화 유적지를 탐방하면서 장애인과 비장애인간의 벽을 허무는 ‘장애아동 제주도 문화캠프’를 전개했다.

이번 캠프는 이천시가 주최가 되고 이천시장애인총연합회(대표 서재호)가 주관하는 민·관협력 행사로 이천시 여성예비군(소대장 한영순)에서 자원봉사로 나섰으며, 이천신용협동조합(대표 이이선)에서 650만원 후원 및 자원봉사로도 참여했다. 또한 이천교육청(교육장 이명자)의 초등학교 특수교사들도 참여하는 등 각 기관 단체에서 후원과 협력이 이뤄져 함께 진행했다는 점에 그 의미가 컸다.항공기, 유람선 등 그동안 쉽게 접해보지 못했던 교통수단을 이용한 제주도 문화탐방은 장애아동들에게 새로운 체험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낯선 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장애아동 특성상 다양한 사회적응 훈련이 되어 새로운 경험이 됐다.

중증 장애아동이라는 편견 버리고 서로를 알게 되다

중증장애 아동들의 아름다운 여행을 도와줄 자원봉사자들은 지난달 29일 새벽 설봉공원에서 장애 아동들과 첫 만남의 자리를 가졌다. 캠프를 앞두고 자원봉사자들은 자신이 맡은 장애아동의 성격과 특징을 가족과의 전화를 통해 확인했으나 이 자리에서 또다시 주의사항을 듣는다.“우리 아이는 언제 돌발행동을 할지 알 수 없으므로 봉사자가 항상 붙어 있어야 한다” “우리 아이는 고집이 세고, 아침 저녁에 약을 먹여야 하며 편식이 심해 김, 멸치, 생선 등을 좋아하고 야채 들어간 음식은 안 먹는다”는 등의 주의사항을 귀 기울여 듣고 2박3일간의 제주도 문화캠프를 시작했다.

김포공항에 도착한 장애아동과 자원봉사자들은 아침식사로 김밥을 먹지만 여의치 않다. 비행기를 처음 타보는 장애아동들은 공항에서는 비행기를 안타려고 떼쓰다가도 막상 자원봉사자의 도움으로 비행기를 탑승, 이륙할 때는 뜨는 것이 신기한 듯 모두가 박수를 치며, 함성을 질러 탑승한 다른 관광객들에게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제주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버스에 오른 캠프단은 천백도로의 도깨비도로를 지나 한라식물원에서 1000여종의 제식물과 조류 곤충류 등을 둘러보면서 장애아동과 하나가 되기 시작했다. 언제 어떠한 돌출행동을 할 줄 모르는 장애아동에 대한 긴장을 늦추지 않으면서 많은 것을 보고 느낄 수 있도록 배려하는 자원봉사자들은 여기저기 뛰어다니느라 정신이 없었다.

점심식사시간에 야채를 거들 떠 보지도 않는 주호가 밥그릇을 엎어놓고 수저를 던지면서 밥을 먹지 않겠다고 하지만 봉사자의 설득과 정성으로 식사를 마쳤다.식사시간을 통해 서로를 조금 이해 한 이들은 코끼리공연과 중국기예단의 곡예, 오토바이 쇼 등을 보고 또다시 이동했다. 봉사자 개개인마다 담당을 정해 업어서 내려주고, 태워주고, 휠체어에 태워 밀며 인원점검까지…. 쉴 틈 없는 시간이 계속되는 탓에 흐르는 땀을 닦아낼 시간조차 부족했다.

쉴 틈 없는 시간을 보낸 봉사자들은 아이들을 씻기고 잠자리에 들었지만 아이들의 돌출행동으로 긴장을 늦추지 못했다. 방이며 거실이며 모든 창문을 열고 베란다를 넘나드는 한편 베란다 문을 열고 밖으로 뛸 기색을 보이는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거실 문 앞에서 잠을 자는가 하면 1층에 불침번을 세우기까지 했다.

아이들의 심리를 이해하게 되니 이젠 요령이 생겼다

제주도로 여행을 떠난 첫날의 즐거움과 정신없는 일정을 뒤로 하고 둘째날에는 천지연폭포와 서귀포유람선관광, 여미지식물원, 돌고래 물개 쇼, 캠프화이어 등의 일정을 소화했다. 제주도 곳곳에서 유람선을 타고 관광지를 관람한 이들은 저녁식사를 마치고 켐프파이어를 했다. 봉사자와 장애아동들이 서로 얼굴을 맞대기도 하며 안아주고 노래하는 모습은 영락없는 가족이었다. 마지막 촛불의식에서는 아동들과 자원봉사자들이 서로 사랑을 느끼고 하나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서로를 이해한 짧은 일정에 아쉬움을 남기고

캠프파이어와 촛불의식으로 서로를 느낀 장애아동과 봉사자들은 마지막 날 전복죽으로 아침식사를 마치고 마장마술쇼를 관람하는 한편 제주의 600년 옛 모습을 그대로 살린 성읍 민속마을탐방, 미천굴 탐방을 마치고 제주농수산물직매장에서 제주도 특산물 쇼핑을 했다.아이들은 집으로 돌아가 부모들을 만난다는 기대에 “엄마 보러 언제가” “비행기 안타고 갈래” 등 제각각 다른 반응을 보이며 이천에 도착했다.

사랑을 느낀 아름다운 동행이었다.

일정을 마치고 돌아오는 차안에서 봉사자들은 이번 여행을 돌아보면서 대화를 나눴다. 이 자리에서 서재호 이천시장애인총연합회 회장은 “장애아동들의 돌출행동에 많은 걱정을 했지만, 무사하게 봉사를 끝마친 여러분께 감사 드린다”며 “이번 여행에서 장애 아동들이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활동할 수 있는 교육이 절실하다는 것을 느꼈으며 관내 8500여명의 장애인들과 가족을 위해 ‘특수학교’ 설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인솔교사로 나섰던 윤경희 한내초등학교 특수교사는 “이천에 있기 전에 안양에서 활동했지만 안양에서는 이런 여행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며 “이천시와 봉사단체, 금융기관 언론사 등이 합심해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벽을 허물 수 있는 이런 기회는 바람직 했다”며 소감을 밝혔다.

특히 한영순 여성예비군 소대장은 “2일째 김준기(지체2급 설봉초2 휠체어사용)가 힘들다며 ‘죽고싶다’는 말에 놀라 서로 부둥켜안고 울었다”며 “어떻게든 많은 사랑을 주려 노력하면서 무사히 일정을 마무리하기를 기도했었다”고 말했다.이와함께 자원봉사자들은 일정을 마무리하면서 “아름다운 동행이었으며 2박3일간 장애이동과 함께했던 일들을 잊지 못할 것”이라며 이번 여행을 평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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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to 2008-06-09 20:56:53
특히 수년간 한해도 거르지 않고 도움 주시는 한영순 님께
큰 박수를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