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시청 사회복지과 ‘1일 명예과장’ 권금자 딱 3시간 근무 “엄청나게 많이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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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시청 사회복지과 ‘1일 명예과장’ 권금자 딱 3시간 근무 “엄청나게 많이 느꼈다”
  • 이석미 기자
  • 승인 2008.05.08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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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재산인 청소년과 여성, 장애인들을 위한 예산반영이 많이 부족한 것 같아요.”
이천시청 사회복지과에 과장자리가 하나 더 생긴 7일 오후 2시. 문을 열고 들어서자 ‘1일 명예 과장’으로 위촉된 권금자(가정폭력 성폭력 상담소장)씨가 과장을 대신해 장애인협회 관계자와 상담을 하고 있다.

무슨 내용인지 옆에서 들어봤다. 관내에 살고 있는 장애인이 모두 8천여 명이나 되는데 예산지원이 부족해 늘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어려운 환경에 처해 있는 사람들을 돕는 것은 당연한 일. 방법을 모색해 보자는 쪽으로 상담은 마무리 됐다.

누가 봐도 막힘이 없었다. 중요한 내용은 수첩에다 꼼꼼히 적기도 했다. 상담이 진행되는 동안 책상 위에 놓여 있는 노트북에는 ‘사회복지’와 관련된 모 기관의 홈페이지가 열려있다. 첫 출근인지라 아는 것도 별로 없을 법도 한데 묻는 질문에 꼬박꼬박 응대하는 것을 보아 사회복지분야에 분명 일가견이 있는 듯 했다. 아마 사정을 모르는 일반 주민은 실제 과장으로 착각할 정도다.

그래도 가정폭력 성폭력 상담소를 이끌고 있는 그였기에 사회복지과 업무와 무관치 않았던 모양이다.
사실 권 명예 과장은 순환 근무에 따라 오늘을 끝으로 사회복지과 근무는 끝이라고 한다. 그러나 그는 이 자리를 계기로 끝이 아닌 시작이 됐다. 그는 “짧은 시간이지만 막상 이 자리에 앉아 업무를 살펴보니 사회복지 분야에 더욱 더 큰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업무량에 비해 사회복지과 직원 수가 턱 없이 부족하다는 것도 느꼈다. 권 명예 과장은 “이렇게 어려운 일을 하고 있었는지를 몰랐었다”며 “시민들이 직원들을 많이 격려해줘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오후 4시까지 명예 과장으로 근무했다. 딱 3시간 근무다. 하지만 보고 느낀 점은 엄청나게 많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무척 아쉬워했다. 이 자리에 앉기 전에 좀 더 공부를 해왔더라면 하면서 말이다. 권 명예 과장은 내달에는 건축과에 근무하고 싶다고 했다.

일상생활을 통해 불편했었던 점들을 과감히 지적하고 시정시키겠다는 각오다. 과연 어떠한 문제들을 꼬집을 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그는 “처음에는 내가 과연 잘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앞섰다.

하지만 경험을 해보고 나니 기억에 남는 소중한 시간이 된 것 같다”며 “잠시 잠깐 인연을 맺은 사회복지과 직원들에게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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