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사꽃축제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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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사꽃축제는 없다
  • 양동민 기자
  • 승인 2008.04.24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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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쉽게도 올해 복사꽃축제는 열리지 않는다. 장호원 복사꽃 축제장이 인삼밭으로 변경됐기 때문이다.

마땅한 장소가 없어서인지 주최 측은 올해 행사를 포기했다고 밝혔다. 늦은 봄 복사꽃 풍경이 기가 막힌 요즘인지라 돌연 사라진 축제에 안타까워하는 이가 많다. 이런 저런 이유가 궁금했다. 왜 인삼밭으로 돌변했을까. 땅 주인이 ‘도지’를 많이 받을 수 있는 인삼업자에게 축제 장소였던 그 밭을 임대했다고 한다. 결국 상업논리에 의해 복사꽃을 그리워하는 수많은 사람들의 기대가 무너지고 말았다. ‘임자 맘대로’. 야속하지만 땅 주인으로서는 어쩔 수 없었나 보다.

풍계리 인근 주민의 말이다. “요즘 인삼밭이 많이 늘었어요. 땅주인들이 복숭아밭으로 임대하는 것보다 인삼밭으로 임대하는 게 수익이 훨씬 많다고 합니다.” 인삼밭 도지는 복숭아밭보다 1.5배 더 받는다고 한다. 그러니 구미가 당길 만하다. 어찌됐든 상업주의 논리에 의해 봄心이 멍들은 것만은 사실이다. 사태가 이 지경에 오기까지 주최 측에선 뭘 하고 있었나 묻고 싶다.

좀 더 관심을 가졌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가 없으면 ‘잇몸’이라는 말처럼 대체장소는 고려해 봤는지 모르겠다. 이에 대해 주최 측 관계자는 기존 장소 외에도 인근 마을로 유도는 했지만 행사를 치를 곳이 없었다고 했다. 만약 행사를 치렀다면 올해가 3회째가 되고, 장호원 전통행사로 자리매김 했을 법 하다. 그러기에 당사자들은 더욱 분통터질 일이다. 심정 충분히 이해가 된다.

더 놀라운 사실은 복숭아의 고장 장호원에서 복숭아밭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통계를 확인했다. 2005년 기준 872호에 달하던 농가수가 2007년에는 841호로 줄었다. 2년 새 서른이 넘는 농가가 줄어든 셈이다. 농가가 줄어드니 생산량도 감소했다. 2005년 생산량은 1만2천599톤이었으나 2007년에는 1만1천729톤으로 약 870톤이 줄었다.

반면 인삼 재배면적은 2005년 496㏊(생산량 550톤)에서 2007년에는 539㏊(1192톤)으로 엄청나게 늘어났다. 복숭아밭이 서서히 잠식당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사이 음성 감곡 ‘햇사레 복숭아’ 판매량은 점차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지난해 음성군 복숭아 재배면적은 917호 농가(705㏊)에서 8천427톤을 생산했다고 한다. 머지않아 추월당할 가능성이 높다. 머리를 맞대고 무엇이 문제인지 꼼꼼히 따져보자. 지금으로선 그것이 가장 최선의 방법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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