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지 여성과 남성이 보다 잘 할 수 있는 분야를 상호 보완해서 경쟁적인 상대라기보다는 상호 보완적인 관계로 마치 수레의 양 바퀴와 같이 서로 협력할 때 수레가 더 잘 굴러갈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1981년 경찰에 입문, 지난 28년간 여경으로서 겪었던 일부 잘못된 사회인식에 대해 강한 자신감과 굳건한 소신으로 헤쳐 온 당당함이 엿보인다.지난 3일자로 이천경찰서 생활안전계장으로 발령받은 표영선(48) 경감은 이천경찰서의 첫 여성 경감이라는 ‘역사적인 사명’을 띠고 이천에서의 첫 업무를 시작했다.막연히 듬직한 ‘여장부’의 이미지를 상상하며 찾아가 만난 표영선 경감은 일반인들의 ‘빈약한 상상력’을 비웃기라도 하듯 가늘고 부드러운 선의 단아한 인상이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던 중 여경시험이 있다는 공고문을 보고 서울청 민원실에 접수하러 갔다가 제복을 입고 있는 여경 모습이 너무 멋있어 보였습니다. 그 때 꼭 여경이 돼야겠다 결심했죠.”자신의 꿈을 이뤄서일까, 표 경감의 제복 입은 모습은 경찰모델을 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단정한 절도감이 느껴진다.
이천서의 첫 여성경감이라는 말에 “처음 길을 가야할 때는 늘 거룩한 부담이 있다고 생각한다”는 표 경감은 “내 발자국을 보고 많은 후배들이 뒤를 따라 올 것을 생각하니 아무렇게나 발걸음을 내딛을 수가 없어서 더욱 내 자신을 돌아보게 되며 후배들에게 본받고 싶은 선배가 되도록, 그리고 지역주민들에게는 가까이 다가가고 싶은 경찰관이 되고 싶다”고 소신을 말한다.
이천서에 오기 전 서울청 여성청소년계장으로 근무했던 표 경감은 주로 청소년담당 업무를 맡아왔다. 경찰관으로서, 자식을 대하는 어머니로서 청소년을 선도하는 업무에 각별한 정성을 쏟았다. “가정주부와 직장생활을 다 잘 할 수는 없기 때문에 아이들에게는 늘 많이 미안하죠. 아이들이 어릴 때는 유치원 견학코스로 경찰서에 오도록 해서 같이 온 아이들에게 간식도 사 주며 그 미안함을 대신하기도 했습니다. 이제 고등학생이 되니까 오히려 엄마를 이해하고, 전문 직업인으로 자랑스럽게 생각해주는 거 같아 감사한 마음입니다.”
원주에서 사회복지시설을 운영하고 있는 남편과의 사이에 2남1녀를 둔 표영선 경감은 오늘의 자신이 있을 수 있게 믿고 지켜봐 준 가족과 함께 이천으로 삶의 터전을 옮길 계획도 세워본다.
강원도 원주에서 도내 최초 여성파출소장을 지내기도 했던 표 경감은 “주민들이 파출소 문턱이 낮아졌다며 편안하게 찾아주고 소장인 나 역시 지역주민들과 함께 지역방범에 대해 고민하며 차를 나누던 일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하며 이천경찰서에서의 새로운 출발에 대한 각오를 다짐한다.
“가장 중요한 건 주어진 업무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겠죠. 지금은 지역 주민들을 직접 대해야하는 파출소장이나 지구대장은 아니지만 그러한 일선부서를 지원하는 생활안전계장으로서 우리 이천서 직원들이 지역주민들에게 감동을 주는 치안서비스를 펼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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