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러움을 모르는 이천시 청소행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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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러움을 모르는 이천시 청소행정
  • 양동민 기자
  • 승인 2008.02.25 15:2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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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성을 정령(행정명령)으로써 인도(지도)하고 형벌로써 다스리면, 백성들이 형벌은 면하여도 부끄러운 마음은 없어지게 된다.
백성을 도덕으로 인도하고 예의로 다스리면, 백성들이 부끄러운 마음도 있게 되고 또한 선행에 이르게 될 것이다.” 논어의 위정편에 나오는 공자의 말로 법치보다는 덕치의 우월함을 주장하는 글이다.

한 원로 학자는 “법은 최소한의 도덕이다. 따라서 인간의 삶에 적극적인 가치를 구하기는 어렵다고 한다. 즉 법치가 최소한의 사회질서를 유지하는데 목적이라면 덕치는 인간관계를 인간적인 것으로 만듦으로써 사회적 질서를 세우며 창의적이고 사회의 잠재력을 극대화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천시 청소행정은 부끄러움도 모르는 것 같다. 최소한의 도덕적 가치만 추구해 이천시민들의 창의적인 잠재력을 짓밟는 듯한 느낌이다. 지난 13일 청소용역 재활용수거운반처리업체의 환경미화원인 윤보상 노조위원장과 박병수씨가 이천시의회를 찾았다. 고용보장을 요구하기 위해서다.

환경미화원들에 의해 시의회는 청소처리대행업체에 대한 행정사무조사를 벌였다. 실제로 많은 문제점들을 밝혀냈다.
하지만 윤 위원장과 박씨는 조만간 실직자 신세가 될 위기에 처했다. 이천시와 용역계약을 맺고 일해 왔던 이들의 회사가 오는 5월 1일자로 계약해지 됐기 때문이다. 이들은 계약해지와 별개로 업체로부터 부당해고와 정직 3개월의 신세로 법정 싸움이 한창이다.

이천시 청소업무는 공적인 것이다. 공적인 업무가 ‘도급계약의 형태’라는 이유로 기업 자본적인 ‘이윤의 극대화’로 치부될 수는 없다.
하지만 행정사무조사 결과보고에 따르면 업체들은 ‘이윤의 극대화’를 위해 각종 문제의 행위를 일삼았다.
이런 문제는 환경미화원들에 의해 밝혀질 수 있었다. 시의회도 고용보장을 전제로 환경미화원들을 증인으로 채택해 추궁했다.

하지만 이날 시의회를 찾은 미화원들에 대해 시 관계자는 “계약상 법적으로 고용승계를 업체에게 요구할 수 없다”는 말뿐이었다. 이들에 의해 D업체가 ‘하도급형태의 불법행위’를 적발해 계약해지를 이끌었음에도 말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2004년 모 음식물처리업체의 부당행위를 적발해 계약해지와 처리비용을 회수할 때도 이 업체의 환경미화원의 고발에 의해 밝혀졌음에도 그 미화원은 실직 당했다.

특히 최근에는 엄청 딱한 사정에 처한 미화원도 있었으나 결국 실직 당했다. 시 소속으로 있는 이 미화원은 음주 운전을 하다 적발돼 처벌을 받게 됐다. 분명 음주운전은 잘못된 것이나 이 미화원의 경우는 홀어머니와 병든 부인, 그리고 어린 아이들을 위해 생계가 불투명해 주위에서는 최소한의 처벌과 배려를 요구했다.

하지만 시 해당 부서는 과거의 전례까지 들춰내며 단숨에 실직에 이르게 만들었다. 정의가 무엇이며, 최소한 도덕은 무엇인가. 인간답게 살고 싶은 자유의지를 고작 자본도 아닌 행정이 짓밟을 수 있단 말인가. 행정과 형벌에 의한 규제를 중심으로 두는 법치(法治)가 난세(亂世)의 학(學)이라면, 평화로운 시대 즉 치세(治世)의 학(學)은 덕치(德治)다. 아직 기대해 본다. 이천시 행정의 덕치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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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대위 2008-02-27 12:23:17
이런결과를 이미 예상은 했다. 그렇기에 실망하지 않고 서서히 철저하게 감시하여 반드시 승리하는 투쟁을 진행할것이다. 필요하다면 관련의원 및 시장의 주민소환제도 추진하겠다.그길에 이천저널이 늘 꾸준히 지역신문으로서의 자기역활을 해주길 바랄뿐이다. 이천저널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