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분 없는 민원제기 ‘행정 망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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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분 없는 민원제기 ‘행정 망친다’
  • 양동민 기자
  • 승인 2007.11.01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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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및 집단 이기주의 너무 심하다

민원 창구 있음에도 시장실로 무조건 직행

툭하면 민원제기 각종 공사 지연, 후속 공사도 차질

지역 및 집단 이기주의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 이로 인해 일선 공무원들은 죽을 맛이라고 한다. 근본적인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지난달 23일 이천시청 건설과 모 팀장은 오전 내내 민원인들에게 시달리느라 점심도 마다한 채 민원처리에 진땀을 빼고 있었다. “정식 민원 창구를 놔두고 무조건 시장님실로 달려가는데 어떻게 합니까. 극한 상황은 막아 야죠” 이날 이 팀장은 현재 3곳의 도로 건설 민원으로 바쁘다며 취재조차 거부했다. 충분히 이해됐다.

도대체 무슨 일로 그러는지 기자는 궁금했다. 취재결과 도시도로 공사(3건)와 관련된 민원 때문이었다. 해당 민원인들은 공사와는 별개로 다양한 요구들을 제시했다. 이 과정에서 시가 받아들이지 않으면 이는 곧바로 공사 지연이나 중단사태로 전개된다.

우선 송정동에서 관고동을 잇는 도시계획도로 공사의 경우 인접한 A아파트는 자신의 아파트에서 통학하는 자녀들이 위험에 노출돼 있다며 학교와 최단거리의 별도 도로를 만들어 줄 것을 요구했다. 이는 분명 계획도로와 별개의 문제다. 시 관계자는 “별도의 도로를 만들기 위해서는 중간에 유치원 부지를 거쳐야 하는데 이 또한 시가 중재를 해서 만들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증포동 현진에버빌에서 이천고를 거쳐 산림조합을 잇는 간 8m 도시도로가 차량통행 증가로 12m도로로 확장하는 공사가 진행 중이다. 이 과정에서 공사 구간 중간 지점에 위치한 KT&G(구 담배인삼공사 이천지점) 건물의 일부가 헐려야 한다. 시는 이 부분에 대해 보상만하면 된다. 하지만 KT&G측은 건물 전체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6억7천 만원이 소요되는 부발읍 무촌리 일원 도시계획도로(110m) 개설과 관련된 민원도 있다. 공사 측량과정에서 시유지를 점용하고 있던 N아파트의 주차장 부지가 도로 개설로 인해 더 이상 사용할 수 없게 되자 이 아파트 측은 차량 3대가 주차할 수 있는 주차장 확보를 요구했다.

문제는 더 있다. N아파트는 주차장부지로 인접한 타인 소유의 사유지까지 침범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런데도 이 아파트는 사유지의 주차장을 양도받도록 시가 중재해 줄 것과 계획도로 상에 입주민 주차전용구간 지정, 놀이터 신설 등의 다양한 요구사항을 내 놓았다. 민원은 언제든지 제기할 수 있다.

그렇지만 정도와 그에 걸 맞는 분명한 명분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이들 대부분의 민원은 억지에 가깝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한마디로 답이 없다. 끼니를 굶어가면서도 실마리를 찾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더군다나 실무부서는 이런저런 상황을 자세하게 설명하는데도 민원인들은 막무가내란다. 심지어는 시장실로 바로 달려간다는 것. 이래저래 일선 공무원들은 죽을 맛이다.
이같은 일부 민원인들의 과다한 행동은 전체적인 행정 흐름을 망가트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모 시의원은 “시청 민원 창구가 아니더라도 지역의 경우, 해당 시의원이 있어 시민의 편에서 문제가 해결되도록 최대한 노력 한다”며 이를 통해 관련부서와 해결안을 찾도록 협의 중인데도 “무조건 시장실로 들어가면 도리어 일을 그르치게 된다”며 하소연 했다.

‘창조적인 변화’,‘도약하는 이천’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할 따름이다. 선진문화 시민의식이 그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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