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사람이 함께하는 열린 영화제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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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사람이 함께하는 열린 영화제 만든다
  • 양원섭 기자
  • 승인 2007.08.16 15: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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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사대상영화제 9월 13일 전야제, 14일 시상식 열려
춘사영화제, 앞으로 10년간 이천에서 연다


   
우리 영화사에 큰 자취를 남긴 불후의 명작 영화 『아리랑』을 제작한 영화인 나운규의 호를 딴 춘사영화예술제가 지난해에 이어 올 9월에도 이천에서 열린다. 지난해 이천에서 처음 개최된 춘사영화제가 성공적이었다는 평가에 따라 앞으로 10년간 이천에서 개최하기로 한 것. 다만 이 기간도 행사의 흥행 여부에 따라 연장하기로 한 만큼 조직위원회는 이를 이천의 대표적인 문화행사로 만들기 위해 분주하다.


“다른 영화제에 가보면 1000여 명 안팎에 영화계 인사들이 모여 그들만의 영화제를 개최합니다. 그러나 춘사 영화제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고, 함께 즐길 수 있는, 수준 높은 지역 문화 행사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온 힘을 다하겠습니다.” 춘사영화제 심재환 조직위원장의 각오다.
심재환 조직위원장은 오랜 시절 영화계 인사들과 다져진 인맥으로 쌀과 도자기의 고장인 이천에 영화를 접목시킨 장본인으로 이천과 춘사영화제에 대한 기대와 꿈이 크다.

영화감독협회와 이천의 순수성이 강점
“세계적인 영화제를 갖고 있는 프랑스의 칸이라는 도시는 결코 이천보다 크지 않은 작은 도시입니다. 우리 이천 춘사영화제도 그만한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지요. 반드시 칸 영화제에 버금가는 영화제로 키워나갈 자신이 있으며, 그렇게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며 춘사영화제에 대한 큰 기대감을 표했다.


이어 그는 “영화제가 아직 이천에서는 낯선 문화일지 모르나 앞으로 몇 년 후에는 이천을 대표하는 문화로 자리매김할 날이 꼭 올 것입니다. 지난해 첫 행사부터 이천지역 주민들의 호응도가 아주 좋았기 때문입니다. 올해는 약 5만 명 이상의 관람객이 찾아와 국내 4대 영화제로서 확고한 위상이 정립되는 한 해가 될 것입니다.”
심 위원장이 이처럼 올해 행사에 대해 자신감을 드러내는 근거로는 주최측의 순수성을 행사의 최대 강점으로 들었다. 춘사영화제가 상업성에 치우친 기존 영화제와 달리 영화감독협회의 무게가 실린 정통성만으로 충분한 경쟁력을 갖고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일반인 자유 관람으로 문턱 낮춰
심 위원장은 또 이번 영화제가 다른 시상식과는 달리 영화팬들에 대한 문턱이 낮다는 것을 강조했다. 이천 설봉공연 야외무대에서 개최돼 일반인 4000명이 무료 관람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 영화제는 일반인과 해외 관광객이 자유롭게 볼 수 있다는 이점이 있습니다. 지역 관광과 연계할 수 있다는 겁니다. 올해 ‘한류문화상’ 시상으로 인해 벌써 일본인 1000여 명이 영화제 참석을 예약한 상태이며, 누가 한류문화상을 시상하느냐에 따라 그 인원이 늘어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혹여 행사장에 못 들어오는 시민들을 위해 올해는 대형 스크린 10여 개를 행사장 주변에 설치해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게 할 계획입니다. 자연히 지역 관광에도 크게 도움이 되리라 믿습니다.”


그는 이런 생각을 발판으로 올해까지 영화제를 정착시켜 놓은 뒤, 동남아의 영화도 초청하는 등 국제 영화제로 도약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 또 북한과 교류하여 함께 영화제를 개최하는 것도 고려 중이다. 실제로 1997년에는 평양에서 나운규 영화제를 매개로 남북한의 공동 영화제를 개최하자는 논의가 오간 적이 있다고 한다.
“북한에서도 나운규는 영화인의 아버지라 불리고 있고, 자료도 훨씬 많습니다. 나운규의 고향이 함경북도 회령이고, 독립운동도 북쪽에서 했기 때문이죠. 올해 이천지역에 하이닉스, 군부대 이전 문제 때문에 실행은 못했지만, 이 문제가 해결되면 내년에 북한을 방문할 예정입니다. 한해는 평양이나 금강산에서, 한해는 이천에서 격년으로 개최할 계획도 갖고 있습니다.”

시의 무관심으로 예산 확보에 어려움 겪어
그러나 지역의 문화 축제로 발전시킨다는 이천 춘사영화제가 이천시의 무관심으로 개막을 30여 일 앞두고도 필요 예산을 확보하지 못해 조직위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해 적은 예산을 갖고 이천시 홍보를 극대화 했다는 이유로 10년간의 한시적 계약을 체결했고, 이런 효과가 지속될 경우 영구적으로도 이끌고 나가겠다는 당초 계획과 달리 중요한 예산 지원에서는 1억7000만원을 확보하는 데 그쳐 영화제 행사 추진에 차질을 가져오고 있다는 것.


조직위는 이에 문화관광부와 경기도, 관내 기업 등에 협조를 구했지만 현재 경기도가 약속한 1~2억 원의 지원금 외엔 더 이상 확보하지 못했고, 지역 기업을 비롯해 관련 기업에 도움을 바라고 있지만 이 역시 쉽지 않아 관계자들은 행

사여부가 불투명해질 수도 있다고 해 영화제를 기다리는 시민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9월 13일, 전야제 인기 가수 축하 공연
한편 춘사영화제는 오는 20일부터 31일까지 (사)한국영화감독협회 시사실에서 예심이 진행되며, 본심은 9월 2일부터 6일까지 이천 미란다 호텔에서 열릴 예정이다. 본심 진출작이 확정되는 날로부터 9월 12일까지 매일 오후 7시 30분에 이천 설봉공원 대공연장에서 시사회가 열린다. 이는 일반인도 심사에 참여하게 하는 등 지역주민의 참여를 극대화시키기 위해 마련된 제도다.


9월 13일에는 인기 가수의 축하공연 등이 진행되는 ‘전야제’가 열린다. 한편 영화제에 맞춰서, 이천 설봉도자공원에 ‘춘사 나운규 영화 거리’도 조성된다. 이천설봉공원을 찾는 국내외의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한국 영화를 홍보하고, 영화인들에게는 자긍심을 주는 효과를 거둘 것으로 보인다. 설봉도자공원 중앙로에는 춘사 나운규의 부조상과 원로 감독 및 배우, 춘사대상영화제 역대 남녀 주연상, 감독상 수상자 등 60여 명의 흉상과 업적을 도판에 새겨 넣어 영구 전시할 예정이며, 앞으로도 영화제 수상자들을 매년 추가 전시할 계획이다. 오픈식은 영화제 개막식에 맞춰 14일에 열리며, 거리 조성 완료는 올 10월말로 예정돼 있다.

다양한 수상작에, 도자기 트로피도 화제
춘사영화제는 수상자 선정을 심사위원회에 전임하지 않고 다양한 성격을 주기 위해 심의 과정을 이원화했다. 물론 최우수 작품상은 심사위원회가 결정하지만, 그밖에 ‘춘사 나운규 대상’을 따로 두어 춘사대상영화제 집행위원회에서 춘사 나운규의 예술 정신을 구현하는 개인에게 수여하도록 했다. 또 ‘한류 문화 대상’도 제정, 한류라는 흐름에 기여하는 탁월한 개인에게 수여한다.
춘사대상영화제의 트로피도 특이하다. 수상자와 수상작이 새겨진 이천 도자기를 수여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도자로 유명한 이천의 특징을 가장 잘 나타내는 트로피·상패인 셈이다. 특히 대상작과 한류문화대상자에게 수여되는 작품은 청파 이은구 선생이 국가 귀빈에게 선물하기도 했던 것과 같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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