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명품 소비하러 왔다가 여주를 소비하게 만들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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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명품 소비하러 왔다가 여주를 소비하게 만들려면.....
  • 장수정 객원기자
  • 승인 2007.08.10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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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철이다. 이제 여름휴가는 선택이다. 주5일 근무가 확산되면서 주말여행을 여유롭게 할 수 있고, 해외여행도 경제적인 여건만 된다면 수월하게 한다. 얼굴을 검게 그을려서 휴가 갔다 온 태를 내며 은근히 자랑하던 시대하고는 많이 달라졌다. 사람들은 어디로 휴가를 갔다 왔는가보다는 휴가지에서 어떻게 보낼 것인가에 더 신경을 쓴다. 아이들에게는 교육적인 효과를, 부모는 질 높은 진정한 휴식을 원한다. 도시에서도 다양하게 여름휴가를 즐길 수 있다. 시원하고 쾌적한 곳에서 평소에는 바빠서 보지 못했던 공연이나 전시를 보며 문화를 즐기는 것도 멋있는 일이다. 호텔에서 세심하게 준비한 패키지 휴가로 휴식을 취하기도 하고 한가하게 쇼핑을 한다. 평소 갖고 싶었던 명품을 사기 위해 소풍가듯이 슬쩍 도시를 떠나 여주 프리미엄 아울렛으로 가본다. 그곳에서 느긋하게 구경하다가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결국 갖고 싶었던 것을 손에 넣는다.                                            
여주 프리미엄 아울렛에는 휴가철이라 사람들이 많이 몰리고 있다. 영동고속도로 여주 톨게이트를 빠져 나오면 바로 4차선 도로가 쇼핑왕국을 꿈꾸는 프리미엄 아울렛 성으로 시원하게 뻗어 있다. 미국식 교외형 아울렛 문화가 드디어 우리나라에도 상륙한 것이다. 바깥에서 바라보는 건물은 마치 놀이공원의 성채처럼 멋지다. 이국적인 건물들은 사람들에게 “일단 놀러와 봐”하고 손짓을 한다.
그곳에는 겉모습 못지않게 시설도 산뜻하고 편리하며 곳곳에 눈길을 끄는 것이 많다. 백화점 명품관이 공간의 효율성을 생각해서 유명 브랜드 매장만 한 공간에 모아 놓았다면, 아울렛은 넓은 공간에 120개의 매장이 모여 있는 것은 같지만 그곳에는 하늘도 보이고 분수도 있고, 어린이 놀이터에, 앙증맞은 화단도 같이 있다. 거리를 걸으며 매장을 기웃거리고 마음에 드는 곳이 있으면 들어가 본다.
백화점처럼 에스컬레이터도 있다. 유명한 별 다방도 있고, 우아한 레스토랑에 화려한 회전초밥집도 있다. 넓고 깨끗한 푸드 플라자는 아이스크림에 크레페, 스시롤에 한식 메뉴까지 준비하고 대도시에 있는 것보다 더 도시적인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스트리트형 프리미엄아울렛은 미국이나 일본에서 많이 볼 수 있는데, 각 매장마다 특징 있는 인테리어도 볼만하고 외제 유명 브랜드 물건이 넘쳐나니 마치 외국의 쇼핑 관광지에 온 것 같은 기분으로 보기만 해도 즐겁다.

편하고, 값싸게 명품을 구입할 수 있는 아울렛
사람들은 명품을 좋아한다. 다만 취향의 문제지 명품 마다할 사람은 없다. 잘 만든 명품은 오래 입어도 유행을 타지 않고, 품질이 좋으며, 귀하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라는 영화를 보면 “패션 명품을 갖는다는 것은 자기 정체성을 아이콘화해서 표출하는 것과 같다”고 뉴요커들은 말하고 있다. 명품을 찾는 사람들은 명품으로 인해 자신이 특별하다고까지 생각한다.
과거에는 밀수를 해서 명품들이 유통되고, 해외에 나가는 사람들에게 무슨무슨 시계나 어떠어떠한 만년필을 사다달라고 해서 결혼 예물로 썼던 시절이 있었다. 짝퉁 명품도 여전히 인기가 있지만, 세계적인 명품들이 수입이 되면서 이름만으로도  갖고 싶어 하던 물건들을 백화점에 가면 살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명품 조건 중에 소비자에게 가장 치명적인 것은 가격이 비싸다는 점이다. 그래서 명품 보는 눈도 있고, 명품 갖고 싶어 하는 소비자들을 위해 프리미엄 아울렛이 여주에 생겼다. 물론 돈 있고 명품 좋아하는 사람들은 오래 전부터 명품쇼핑을 목적으로 해외에 나가고 있었지만, 국내에서 편하고 싸게 명품을 구한다면 그것도 나쁘지 않겠다.     
여주 프리미엄 아울렛이 개점하는 날, 사람들이 구름처럼 모여들었다.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서는 일정수준 소비가 이루어지니 사람들이 많이 몰리면 몰릴수록 물건은 팔리게 되어 있다. 덴마크에서 생산되는 도자기 매장에서는 첫날 한 사람이 칠백만원어치가 넘게 도자기들을 사가는 바람에 대박이 터졌다고 한다. 생활 잡화 매출이 이러한데, 입성치레 유난하게 하는 민족으로서 이름 있는 브랜드 옷이 많이 팔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루 구매액이 백만 원 이상이면 VIP패스포트 회원이 된다. 회원이 되면 전 세계에 퍼져있는 프리미엄 아울렛을 방문할 때 VIP회원 혜택을 똑같이 받는다. 하지만 귀한 품목이나 소비자가 선호하는 물건들이 초반에 빠지고 나니까 다시 보충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있다. 잔뜩 벼르고 찾아온 손님들은 상품이 부족하고 찾는 게 없다고 못마땅해 한다.  

드나드는 외지인도 늘고 일자리도 늘어 분주해진 여주
여주는 프리미엄 아울렛이 생기면서 조금 부산스러워졌다. 여주군 점동면에서 골프장을 하는 유아무개 씨 말에 의하면 평소 6~8분이면 빠져 나가던 톨게이트는 여주휴게소부터 차가 밀리기 시작하면 20분도 넘게 걸린다고 한다. 프리미엄 아울렛을 찾는 자동차가 평일에는 이삼천 대에 불과 하지만, 주말에는 하루 육천 대에서 팔천 대까지 되니 톨게이트 이용료 많이 받아 좋고, 찾아오는 사람이 많아서 구매력은 늘겠지만, 교통 문제는 어떻게 될까 궁금하다.
유통 단지가 생기고부터 여주에는 차량이 눈에 띠게 늘어났다. 지금 여주군내에 있는 골프장들이 장마와 무더위로 7, 8월에는 한가하기 때문에 10월경이 돼 봐야 교통문제는 제대로 파악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여주군은 프리미엄 아울렛을 유치하면서 도로도 만들고 새로운 노선버스(5-10번, 5-11번)를 배치했다. 주말과 공휴일(추석 당일제외)에는 여주시티투어 버스도 운행해서 신륵사, 목아박물관, 여성생활사박물관, 명성황후 생가를 돌아볼 수 있게 했다. 하지만 대부분 자가용으로 여주를 찾고 있기 때문에 교통 체증으로 불편함을 느낀다면 가까운 거리도 멀게 느껴져 점점 기피할 것이고, 관광지나 유적지도 돌아보지 않고 차 밀리기 전에 빨리 집에 가야겠다고 서두른다.   
여주군 홈페이지 구인 정보 게시판에는 프리미엄 아울렛 매장에서 모집하는 구인광고가 계속 뜨고 있다. 관리직이나 아르바이트 일자리가 늘어나서 지역 사람들이 일할 수 있다는 것은 아주 좋은 일이다. 아울렛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은 현지인과 외지에서 온 사람들이 반반이라고 파악하고 있다. 외지에서 온 사람들은 주로 여주대학 근처에 있는 아파트나 원룸을 빌리는데, 수요가 갑자기 늘어 미분양 아파트도 다 나가가고 덩달아 집세가 올랐다고 한다. 땅값도 오르니 부동산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좋다. 하지만 집 없는 사람들은 계속 오르는 집값에 시골에서조차 내 집 마련하기는 힘들다. 그나마 시골에서는 도시에서 살 때보다 집값이 싸서 부담이 없었는데 이제 도시나 시골이나 집값이 비슷하다면 누가 시골에 있는 직장에 내려가고 싶어 할까 궁금해진다.
 
편리한 교통, 친절하고 적극적인 홍보 전략 세워야 
프리미엄 아울렛 가장 깊숙한 안쪽에 ‘그린마켓’이라고 여주 농특산물 매장이 있다. 여주군에서 나는 특산물로 쌀, 고구마, 땅콩, 복숭아, 버섯을 비롯해서 생활도자기들을 팔고 있었다. 유기농제품들과 웰빙 상품들이 진열되어 있다. 인테리어도 좋고 깔끔한 것이 보기에는 좋았으나 아직 품목이 다양하지 못하다. 하지만 한 바구니에 백만 원하는 상황버섯이 제법 팔리고 있다고 매장 직원은 살짝 말해준다. 간식으로 떡도 파는데 먹어본 사람들이 맛있다고 방앗간 전화번호를 알고 싶어 하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요즘은 홍보만 된다면 택배가 잘 되서 파는 건 문제도 아니다. 사람들은 여주에서 나는 농특산물을 둘러보면서 여주를 조금이나마 알고 간다. 여주에 유통단지가 생겨서 전국각지에서 구경삼아 오고 있는데 여주를 알릴 수 있는 관광안내소는 푸드 플라자 한쪽에 겨우 컴퓨터 놓고 리플렛을 비치해 놓았다. 컴퓨터는 여주군청이 근무하는 시간에만 연결이 가능하고 리플렛은 관심 있게 보지 않으면 스쳐 지나가기 쉬웠다. 이천에서도 온천을 홍보하는 리플렛을 가져다 놓았으나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천으로 와서 온천을 하고 갈지는 미지수다.
지방은 왠지 활기가 없다. 농촌에는 젊은이가 없어 일손이 부족하고, 그나마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에는 일자리가 없다. 그래서 지자체는 고민이 많다. 일자리도 만들어야 하고, 무리를 해서라도 사람들을 지역으로 꼬여들게 해야 한다. 여주가 프리미엄 아울렛이라는 유통 단지를 개발하고 일자리 창출과 외지사람들을 불러 모으는 데는 일단 성공한 것 같다. 하지만 교통문제가 원만하게 돌아가야 여주를 찾는 사람들이 편안할 것이다.
여주가 갖고 있는 아름답고 청정한 자연과 풍부한 문화유적에 사람들의 발길이 자연스럽게 머물러야 한다. 여주에 가면 안 먹고는 못 배기는 음식이 있고, 다른 곳에는 없어서 꼭 사가야만 하는 농특산물을 있다면 기꺼이 지갑을 활짝 열 것이다. 지역 활성화를 위해 앞으로 여주 사람들이 어떻게 하는지 지켜본다면, 다른 지역 사람들은 시행착오 없이 좋은 경험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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