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톱에도 저마다의 표정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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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톱에도 저마다의 표정이 있다
  • 안명숙기자
  • 승인 2007.08.10 15: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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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겁게 친구들과 대화를 나누다가 문득 찻잔을 집어 드는 손에 눈길이 쏠릴 때 갑자기 자신이 없어지는 손, 이야기 하는 동안 내내 움직이는 손, 그리고 사랑을 고백할 때의 상기된 얼굴과 같은 복숭아 빛 손톱, 이렇게 우리가 알게 모르게 손은 나의 마음을 얘기하고 있다.

그래서 나를 표현하기 위해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네일아트가 필요하다. 네일아트는 패션의 마무리로 일컬어지며 패션, 미용 다음으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으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시각적으로 멋질 뿐만 아니라 기분전환도 되는 네일아트 수업이 있는 곳으로 가보자.  
손톱, 화려한 변신, 작은 공간에서 예술을 창조한다.


아세톤 냄새가 가득한 이곳은 네일아트 수업이 한창 진행 중이다.
네일아트는 화려하고 현란하다는 인식 때문에 20대의 전유물이거나 정숙한 여성들과는 거리가 있어 보이기도 하다. 하지만 지금 이 강의실에 30~50대 주부 수강생들로 가득하다.
피서철이라 빈자리가 많을 거라고 생각했으나 의외로 많은 수강생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수업을 받고 있었다.


수강생들은 두 번째(네일아트) 시간이라 그런지 나름대로 각기 개성을 가지고 손톱에 열중하느라 정신이 없다. 강사(김진숙)와 수강생들이 반갑게 반긴다.
이 수업은 이미지메이킹으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자신을 관리하는 프로그램이다.  즉, 이미지메이킹이란 자신이 가진 내면의 모습과 외면의 모습을 관리함으로써 상황에 따라 변화 가능한 모습으로 표현하며 상대방에게 호감을 줄 수 있는 자신만의 향기를 전달하는 것을 말한다. 다양한 사회에서 타인과 다른 이미지를 만들어 차별화된 나만의 이미지를 전달하고 적절히 연출을 해야 한다. 네일아트는 그중 한 부분이다. 3개월 과정의 3번째 시간, 지금은 네일아트 수업을 받고 있다.


수강하고 있는 한 주부는 “사설 학원에는 이미지메이킹라는 수업이 있지만 수업료가 워낙 비싸서 관심이 있어도 선뜻 배우지를 못했어요. 이렇게 저렴하고 함께 모여서 할 수 있어서 다행이죠”라고 하면서 즐거워했다. 그리고 이번에 같이 하고 싶은 사람이 많았는데 추첨에서 떨어져서 함께하지 못했다면서 다음엔 꼭 함께하길 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수업은 24명이 정원인데 40명이 훨씬 넘는 인원이 모여서 추첨을 통해서 모인 수강생들이다. 운이 좋다고 해야 할까?


“특별히 이 수업을 신청한 이유라도 있나요?”라는 물음에 망설이지 않고 대답한다. “한번 배우면 평생 자신을 예쁘게 가꾸면서 살 수 있을 거 같아서 시작하게 됐어요” 오히려 당연한 것을 물어본 것 같다. 
국내에서 네일아트는 연예인과 같은 특별한 사람에게만 해당하는 고급미용 또는 사치스러운 것으로 인식되어 왔다. 요즘 들어 일반 여대생들, 사회생활을 하는 직장여성 등 젊은 층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기 시작하고 있다고 들었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관심을 갖고 있다는 데에 새삼 놀랐다. 사실 서울이나 신도시에서는 오래전부터 보편화되고 있다고 하니 놀라는 것이 더 이상할지도 모른다.


여기저기 손톱을 다 꾸민 사람은 발톱까지 멋 내기에 분주하다. 책상위에는 메니큐어, 솜, 반짝이, 집게, 면봉에, 이름모를 도구들로 가득하다. 작은 공간은 도화지가 된다.
“한번이라도 배운 사람과 안 배운 사람하고는 확실히 뭐가 달라도 달라요” 어느새 누군가 한마디 거든다. 수강생 은정씨다. 그리고 “생각보다 적은 가격에 적은 시간을 투자해서 손에 확실한 포인트를 주는 네일아트는 한번 받으면 계속 받고 싶어지는 묘한 매력을 가지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수강생인 명화씨는 나에게 손을 내밀라고 한다.
실습대상이 필요했었나보다.
아무래도 손톱을 짧게 깎은 것이 맘에 걸려 잠시 망설였지만 얼른 손을 내밀었다.
초조하고 불안할 때 손톱을 짧게 깎는 습관 때문에 구박했던 손톱이 모처럼 대우를 받게 되나 보다.
“손톱이 너무 짧아요”
“우리는 이 수업 받으려고 일주일전 부터 손톱을 기르고 가꿨다”고 하면서 손톱이 길어야 예쁘게 꾸밀 수 있다고 한다.
“예쁜 손톱을 만들기 전에 우선해야 할 게 많아요”
우선해야 할 일이란 ‘네일케어’라고 손톱과 손톱주위의 피부를 손질하고 관리하는 것을 말한다. 손톱의 길이나 모양을 가꾸어 주거나 손톱 표면을 매끄럽게 해주고, 손톱뿌리 부분에 있는 큐티클 라인을 정리한다. 그리고 손 근육의 피로회복과 영양을 공급해 손을 아름답게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일이다.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는 것만큼 정성이 필요한 것 같다. 
명화씨는 내 손톱을 가져다 순서에 의해서 작업을 시작한다. 시간이 없어서 기본 순서는 제외하고 바로 베이스 코트를 바른다. 다음은 보라색 컬러의 폴리시를 손가락 순서대로 바른 뒤 한 번 더 덧발라 준다.
옆에서 다른 수강생은 “이제 프로가 다 됐네요?” 하면서 명화씨의 빠른 손놀림에 부러워한다. 다음으로 그라데이션 손톱을 만들기 위해 손톱 안쪽에서 끝 부분으로 칠한다. 갈수록 점점 진해지는 표면 질감이 거칠게 표현되기 때문에 마치 물감으로 그림을 그려 놓은 듯한 느낌이 난다. 그리고 집게 끝에 탑코트를 묻히고 별모양의 것을 손톱에 붙여준다. 손톱에서 별이 반짝인다. 그리고 떨어지지 않게 탑 코트를 손톱에 전체적으로 발라 컬러가 선명해 보이는 효과와 함께 모양이 떨어지지 않도록 한다.
수줍은 손은 화려하게 빛이 났다.

아름다운 여성의 아름다운 손
네일아트는 나 자신을 위해서 하기 때문에 화려하고 톡톡 튀는 것보다, 번쩍이는 치장보다 나에게 맞는 느낌과 조화가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일하는 여성에게 맞는 네일아트가 있고, 주부에게 어울리는 네일아트 있듯이 자신과 어울리는 연출이 진정 아름다운 멋이 아닐런지.......                                                                                           

안명숙기자
안명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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