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의 재발견(7) / 마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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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의 재발견(7) / 마장면
  • 양동민
  • 승인 2007.07.16 08: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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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 요충지의 이점에
택지개발과 친환경 농업이 조화를 이룬다

 

▶인구 : 7836명(남 :4092명, 여:3744명)
▶세대 : 3186세대
▶가구 : 3077(농가 : 914, 비농가 : 2168)
▶면적 : 51.36  ㎢ 
▶농경지 : 13.97 ㎢(27%)
▶임 야 : 30.20 ㎢(59%)
▶기타 7.19 ㎢(14%)
▶행정구역 : 법정리 : 13, 행정리 : 26, 반수 : 86
▶공무원수 : 101명
▶학교 : 5개교(대학교 1, 고등학교 1 , 중학교 1 , 초등학교 2)
▶사업체 : 68개 업체(광공업체)
▶특산물 : 쌀, 축산, 풍경채(선식)

   

오천장 부활의 역사와 속사정


이천 마장면의 한적한 시골 마을이 소란스럽다.
지난해 2월, 25년 만에 마장 오천장이 다시 섰기 때문이다. 4일, 9일장이다.
오천장은 원래 조선후기에 역(驛)을 중심으로 우시장이 서면서 충청도와 경기도 일대에서는 명성이 자자한 장터였다.


그러다 지난 82년 무렵, 상설시장이 들어서고 주변 지역이 개발되면서 장사꾼들의 발길이 줄어들고, 200년 전통의 유서 깊은 오천장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 것이다.
부활한 오천장은 큰 규모는 아니지만 주민들에게 또 하나의 고향 같은 곳인 셈이다. 야채, 과일, 양념, 곡물, 생선, 의류 등을 취급하는 40여개의 점포가 오전 9시부터 해가 질 때까지 열린다.


과거 오천장의 발달 뒤에는 오천역(驛)이 있었다. 이천 지역은 삼국시대 이후 조선 시대 초기에 이르기까지 영남대로가 지나는 교통의 요충지였다. 그래서 오천역, 아천역이 이천지역의 역원으로 기록되어 있다. 기록을 보면 오천역은 현재 이천에서 용인방면으로 통하는 교통로에 위치하고 있었다.


결국 한양에서 여주에 이르는 길은 한양-양재-용인-이천-여주로 오늘날의 경부 영동고속도로로 거쳐서 여주에 이르는 것과 유사하다.
또한 이미 일제시기부터 수원-이천간 신작로가 개통됐고, 역시 일제시기에 개통된 수여선(수원-여주)이 70년대 초반까지 마장면을 관통하고 있었다.


장돌뱅이 등의 외지인 출입과 역의 특성상 그저 지나는 이방인들을 상대로 한 조그만 상권이 역전문화를 대표한다.
과거 농경사회에 한곳에 머물러 사는 정주 문화와 근대화 과정에서 ‘뜨내기 문화’가 상존하면서, 그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역전 문화다.


“마장면은 오천리를 중심으로 한 장터와 역전문화가 주류였습니다. 나머지 대부분의 지역과 주민은 변방으로 표현될 수 있습니다.”
황경우 마장농협 조합장은 과거의 마장면을 회고하면서, 면소재지(오천리)로서 오천역과 오천장의 경제 활성화적인 측면도 있었지만, 60% 이상이 산간 지형인 탓에 농경지가 적어 몇몇 사람을 제외한 대다수의 주민은 소농의 생활로 어려웠다고 밝힌다.


“70년대 오천장터에 나가면 친구도 만나고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두 와서 즐겼지. 여러 장을 돌아다니는 장돌뱅이들이며, 여러 사람들의 살아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어.”
한 노인은 장터에서 모처럼 만난 친구와 국밥집으로 향한다.


“옛날 어머니는 땔나무나 나물을 캐서 머리에 이고 장에 내다팔았어. 당시 우리 지역에는 가난한 소작농이 많았지. 이렇다 할 생산 기반은 없이 장터의 소비 문화만 있었던 것 같아.”
이렇듯 정과 대화가 넉넉히 오가는 옛 장터의 추억 뒷면에는 생산기반이 절실했던 당시 마장면 주민들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다.

농업 근대화 속에 이농현상


60, 70년대 초 어려웠던 농촌 지역에 당시 젊은 층을 중심으로 4H클럽 활동이 활발했다. 유럽산 포퓰러 나무를 하천 주변에 심어서 제지공장이나 성냥공장에 팔았다. 이 수익금으로 전기가 들어오지 않은 지역에 전력을 공급하는 등 농촌지역의 근대화를 위해 무척이나 애를 썼다.


이렇게 산업의 대부분을 전통 농업에 의존한 마장면은 차츰 농업 생산 기반을 구축하면서 품종 개량, 생산성 향상, 사업 다각화 등으로 양질의 다양한 농산물을 생산한다.
일례로 이천 관내 농경지 중 최하위의 면적(농업진흥지역 제외)을 가지고 있는 지역이면서도 주산물인 쌀이 과거 정부수매가 아닌 다른 방식으로 보다 더 유리한 가격에 유통됐다.
또 쌀 이외에도 부가가치가 높은 축산과 친환경 시설 채소 재배가 활성화 된 것도 이런 노력의 일환이다.


이런 산업의 발달 속에 인구는 60년대 8378명에서 감소추세를 보이기 시작해 90년대 들어  7400여명까지 줄어든다.
이 같은 인구 감소는 농업 근대화 노력에도 불구하고 생활이 나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자체 내 인구의 또 다른 직업으로의  이동도 또 다른 이농현상이다.


“물류창고 등의 기업들이 들어서면서 별다른 기술이 없는 주민들은 단순 노동으로 100~150만원의 수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농업보다 수익이 더 나았던 것이다. 그러다보니 기존 농업을 주업이 아닌 부업으로 하는 경향이 나타났습니다.”
현재는 3077 가구 중 농가수는 914 가구로 30%에도 못 미친다. 70% 이상은 제조업이나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것이다.
이처럼 농업인구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황 조합장은 청정지역의 이미지를 ‘친환경 영농단지’를 구축할 방침이다.


“아직 면내 산기슭을 들어가면 반딧불을 볼 수 있습니다. 천혜의 자연환경을 바탕으로 친환경 농산물이 고객들에게 인정을 받습니다.”

택지 개발과 친환경 농업의 조화


오천역이 있었던 과거와 달리 마장면은 교통의 요충지로 빛을 발하지 못하는 듯싶다.
현재 마장면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고속도로 나들목이 2곳이나 있다. 영동고속도로의 덕평IC와 중부고속도로의 서이천IC가 그것이다.


이 같은 유리한 교통 환경을 기반으로 지역 이전을 꿈꾸는 기업들이 많이 입주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1987년 이천시가 상수원 보호지역으로 지정되면서, 정부의 각종 개발 제한 구역으로 묶이게 돼 이마저도 그리 순탄하지만은 않다. 그래도 나들목의 효과로 들어서기 시작한 기업들은 대개가 인허가가 쉬운 물류창고들이다.


“물류창고는 많은 면적을 차지하는 것에 비해 지역 자체 생산 기반 구축은 전무합니다. 첨단 기술력과 생산시설이 구축된 산업단지 조성이 필요합니다. 여지껏 마장면은 피해만 봐왔습니다.”


개발이 없다면 제대로 된 보상이라도 강조하는 마장면 이광희 전 시의원은 광역상수원 시설과 하수종말처리장을 조속히 완공하여, 지역이 준도시 취락지구에서 더 나은 택지 개발이라도 발전의 실마리로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현재 오천택지개발사업이 민간주도형으로 진행된다고 한다. 또한 표교리에 ‘패션 아울렛’ 매장 건립도 다시 급물살을 타고 있다고 한다.


마장면은 산업화와 택지를 위한 개발의 여지가 아직 많이 남아 있다. 또 농업도 쇠퇴해 가는 것이 아니라, 친환경 농업으로 한 단계 도약해 살기 좋은 주거지역 이미지와 함께 조화를 이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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