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 기고 - 6.25 이전의 역사를 어떻게 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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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 기고 - 6.25 이전의 역사를 어떻게 볼 것인가?
  • 이천저널
  • 승인 2007.06.21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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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복 / 연세대학교 명예 교수

쉰일곱 번째 6.25가 다가온다. 우리 민족 역사상 가장 비참하고도 통절했던 민족 동난. 이 전쟁의 의미를 다시 살펴보기 위해 지난 달 <자유지성 300인회>(공동대표 여상환) 월례 모임에서 송복 연세대학교 명예교수를 모시고 깊이 있는 토론을 가졌다.

송복 교수의 민족의 상처까지 입체적으로 분석한 발제문의 내용이 시사하는 바가 커서 앞으로 3회에 나누어 실을 예정이다. 이천 시민의 시국관을 다듬는데 일조가 되기를 바란다.  (편집자 주)

‘진짜 해방의 날이 왔다. 모두 모여라.’ -절규처럼 외쳐댄 것은 1945년 8월 15일이 아니라 47년 8월 15일 이었다. 좌익세력들의 선동으로 남한 전역에 크고 작은 집회들이 해방 이듬해부터 8월 15일이면 으레 열렸다.

‘진짜 해방’은 일본이 손들고 간 그날이 아니라 자본가. 지주들이 모두 쫓겨나는 그 날이고, 그래서 이 8월 15일에 모여서 그들을 몰아내고 ‘사회주의 새 조선’을 건설하고자 외쳐댔던 것이다.


그 때 나는 초등학교 4학년생이었고, 사회주의를 알리 없는 어린 학생이 좀 유식해 보이는 듯한 어른에게 사회주의가 무엇이냐고 물었을 때 그 대답은 ‘모두 갈라 먹는 것’이라는 것이었다. 유식자든 무식자든 사회주의는 ‘모든 갈라 먹는 것’으로 생각 했고, 사회주의에 대한 지식은 그 ‘갈라 먹는 것’이 전부였다. 그 이상은 배운 것도 없고 들은 것도 없었다.


그것은 좌익계열의 지식인들에게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이라고 별다른 전문 지식을 가질 만큼 공부를 한 것도 아니고, 또 책을 읽은 것도 아니었다. 그저 모스크바 붉은 광장에 날린 그 붉은 깃발이 머잖아 시카고 광장에도 날릴 것이라고만 들었고, 그러니 우리도 모두 그 붉은 깃발을 들고 나와서 그 ‘죽일 놈의 착취 계급’을 타도하는 것이 더 ‘빨리 갈라먹는 길’이라고 말했다.
그 때는 모두 배가 너무 고팠다. 북쪽은 그래도 인구도 적고 살기도 남한보다 2배나 잘 살았다. 일본이며 만주에서 돌아온 헐벗은 귀환 동포들은 모두 남쪽으로 몰렸다. 그 ‘굶주림의 시대’에 ‘갈라 먹는다’는 말보다 귀를 번쩍 트이게 하는 선동은 없었다.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갈라 먹는다’는 대열에 뛰어 들었고, 그리고 ‘진짜 해방의 날’은 45년 8월 15일이 아니라 47년 8월 15일이라고 믿었다.

요란스런 사교 집단처럼 하루가 멀다하고 집회를 열고 시위를 하고 행진을 하던 바로 그 때, ‘장차 이 나라를 어떤 주의의 나라고 만들는 것이 좋으냐’고 물었 때 그 ‘갈라 먹기’의 사회주의가 좋다고 답하지 않을 국민이 몇이나 됐겠는가. 그 수치가 곧 ‘사회주의 공산주의 지지 77%, 자유주의 자본주의 지지 14%라는 수치다.


그 수치를 들고 나와, 그러니 그 때 사회주의. 공산주의 국가를 건설했어야 하지 않느냐가 강모 교수의 주장이고, 또 교수라는 학자의 주장이니 그 시시비비는 학계에 맡겨야 하지 않느냐가 정부 여당의 주장이다. 교수라고 다 교수가 아니고, 학자라고 다 학자가 아니다. 비슷한 것과 같은 것은 완전히 다른 것이다.

겉보기에 같아 보이지만 실은 가짜가 사이비다. 오랜 세월 인구에 회자해온 그 사이비는 학계에서 수도 없이 많다. 그 사이비의 말을 학계에 맡기라는 사람들도 사이비다. 학계가 왜 그 사이비들 때문에 소란스레이 시간을 낭비해야 하는가.


그 시대를 살아보지 않았고, 설혹 살았다 해도 그 수치의 영문도 내용도 모르는 사이비들에겐 그런 통계숫자는 ‘악마의 수캄가 된다. 마치 미친 사람에게 칼을 쥐어준 것처럼 위태롭기 한량없는 자료로 돌변한다. 아마도 김일성이 남쪽으로 쳐내려 온 것도 그 ‘악마의 수캄 때문인지도 모른다. “남한 사람들이 모두 사회주의를 원한다.

쳐내려 가기만 하면 모두 일어설 것이다” 그 오판이 남침을 하게 했다면 그 수치야말로 ‘악마의 수캄다. 더구나 김일성의 그 남침이 일본을 살린 남침이라는 것을 상기하면 그 수치는 더더욱 민족반역이며 매국의 수치가 된다.


현 아베, 전 고이스미 각료의 아버지들이 6.25가 났을때 ‘김일성이 우리를 살리는구나’하고 모두 환호했다는 것은 역사의 아이러니치고는 너무 기막힌 아이러니다. 김일성이 보천보 전투 등 항일투쟁에서 일본인을 살상한 것은 아무리 과장해도 수십명에 불과하다.

그 보상으로 6.25를 일으켜서 우리 동포를 300만 명이나 살상케 했고, 그리고 폐허에 허덕이는 일본 경제를 구해줬다. 누가 진정 친일파며, 누가 진정 민족반역자인가. 그 수치는 바로 그것을 말해주는 수치다. 사이비 학자가 어찌 그것을 알 것인가.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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