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농일기 5월 첫째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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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농일기 5월 첫째 주
  • 이천저널
  • 승인 2007.05.03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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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윤종의 쌀 영농 일기

내년 정부의 목표 쌀값이 16만 원대라고 하는데…

지난 토요일(4월 28일)에는 순환 농법을 위해 축산 액비를 살포한 논에 규산질 비료를 뿌렸다. 액비가 골고루 섞이지 않은 곳에서 자란 벼들이 웃자라 쓰러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약 100포대 가량이 들어갔다. 

월요일에는 경기도기술원에서 각 분야별로 일본과 유럽 등지로 해외 견학을 다녀온 농가 대표들이 모여 토론회를 가졌다. 논의의 초점은 자연스럽게 한미 FTA 체결 문제로 흘러갔다.

5월 1일에는 여의도 국회의원 회관에 갔다. 경기도에서 주관하는 군 장병 및 학생들의 건강간식을 위해 떡을 주자는 취지에서 가진 시식회가 열렸기 때문이다.

연천 출신의 고조흥 국방위원 그리고 국방부 관계자들과 경기도에 두어 군데 떡 공장을 만들어 군 장병에게 공급해 건강은 물론 쌀 소비도 촉진하자는 데에 공감하고 조속하게 실시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교육부 관계자가 안 나와서 아쉬웠는데 학생들에게도 간식으로 경기미로 만든 떡을 공급하는 방안도 적극 건의할 계획이다.

오후에는 쌀 전업농 중앙회 이사회가 열렸다. 내년부터 정부의 목표 쌀값이 17만 원대에서 16만 1065원으로 5.5% 하향 조정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와 경기도와 강원도 지역 대표들을 긴장하게 했다. 경기나 강원 지역은 쌀값이 적어도 16만 원 대는 웃돌기 때문에 변동 직불 보조금을 받지 못하게 될 것이 자명하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앞으로 대책반을 구성해 토의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올해로 한국 쌀 전업농회가 창립 10주년을 맞는다. 여러 모로 감회가 깊다. 나름대로 쌀 농가들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고 했는데 아쉬움도 크다.

(경기도 쌀전업농회장·이천쌀사랑포럼 회장)

 

석재인의 복숭아 영농 일기

‘민들레의 영토’가 되어버린 ‘과수원 길’

병문안을 다녀왔다. 복숭아연구회 고문이기도 한 회원이 축구를 하다 다리를 다친 것이다. 지금이 얼마나 바쁜 시기인가? 웃음만 짓고 있지만 얼마나 힘이 들까. 나도 이와 유사한 경험을 해봐서 그 속을 안다.

4년 전 이맘때였다. 아버님의 생신이기도 해서 동네 분들과 점심 약속이 되어 있었다. 아침 시간에 여유가 생겨서 조기 축구를 하러 운동장으로 갔다. 내 포지션은 골키퍼였다. 전반전이 끝나려고 하는데 공이 골대를 향해 날아오고 있었다. 공을 보고 몸을 움직이려는 순간 내 몸은 땅바닥으로 굴렀다. 오른쪽 다리와 팔이 내 의지와 정반대로 움직였다. 병원에 실려 가니 오른쪽 어깨 쇄골 골절과 다리 안쪽 인대 파손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꼬박 2개월을 병원에 누워 지냈다. 일철이 시작되는 시기에 병원에 누워 지낸다는 것의 괴로움을 그때 알았다. 다행히 그때 농장 실습생이 있어서 큰 도움이 되긴 했지만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아찔하다. 그때 이후도 나는 축구를 안 한다. 그래서 운동장에 갈 때도 구두를 신고 간다.  

복숭아 과수원은 만발했던 꽃이 지고 나뭇잎이 자라기 시작하면서 붉은 색에서 녹색으로 옷을 갈아입고 있다. 벌과 나비도 아쉬운지 꽃 주위를 맴 돌며 아직 남은 꽃을 찾아 분주히 날아다닌다.

요맘때의 과수원은 민들레꽃이 일품이다. 말 그대로 화려한 민들레 꽃 잔치다. 흰색 꽃과 노란 꽃이 햇살을 받아 가슴을 활짝 열면 벌과 나비의 놀이동산으로 변한다. 화려하지 않은 냉이 꽃도 민들레의 잔치에 하객으로 자리를 같이해 더 풍성한 잔치가 펼쳐진다. 이 꽃의 잔치도 이번 주가 지나면 끝이다. 그런 아쉬움을 안은 채 ‘민들레의 영토’가 되어버린 과수원을 걷고 있다.

(복숭아연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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