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넷째 주 영농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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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넷째 주 영농일기
  • 이천저널
  • 승인 2007.03.29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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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윤종의 쌀 영농 일기
감자밭 안 갈아놓았다고 집사람 지청구 듣고

3월 19일부터 23일까지 4박 5일간 일본에 영농 체험을 다녀온 탓에 지난 호 영농 일기는 쓰지 못했다.

일본에 머무는 동안 미안한 마음도 들었지만, 한편으론 홀가분하기도 했다. 농사 좀 짓는 분들이라면 선진지 견학이랍시고 일본에 한두 번씩은 다녀오셨겠지만 이왕 핑계도 댔으니 간간한 소감을 말해야겠다.

이번 일본 견학은 경기도 쌀 전업농이 주축이 돼서 시도 관계자들과 함께 18명이 다녀왔다. 갈 때마다 느끼는 바지만 일본인들의 청결함에는 혀가 내둘린다. 일본에 머무는 동안 주로 농촌 지역만 쏘다녔다. 인상적인 것은 이미 논의 80% 가량이 로터리 작업을 마쳤다는 점이다. 농가의 설명을 들으니 땅 힘도 높이고 농약과 비료를 덜 주려고 그랬다는 것이다. 미리 논을 갈아 잡초의 생장을 일찌감치 억제하자는 의도인 셈이다.

이렇게 친환경 쌀을 재배해서 가장 우선적으로 학교 급식용으로 보낸다는 것도 새로웠다. 일본에서는 조례를 제정해 자기 지역에서 생산한 쌀을 정부 부담 70%, 소비자 30% 기준으로 소비하도록 강제 규정했다는 것이다. 쌀 갤러리에 전시 판매되는 쌀 또한 원산지 표시가 엄격하게 지켜지고 있었으며, 우리의 농협과 같은 전농에서 수매, 가공해서 균일한 제품을 만들어 팔고 있었다. 지역별로 품종이 사실상 단일화 되어 있다는 점도 돋보였다.

25일에는 FTA 문제로 광화문 청사에서 열린 시위에 참석하고, 26일에는 쌀 자조금 문제로 AT센터에서 열린 포럼에 참석하고, 27일에는 경기도 4H 회장 취임식에 참석하고 집에 돌아오니 집 사람의 잔소리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씨 감자 눈을 잘라 놓은 지 사흘이나 됐는데 텃밭도 갈아놓지 않고 밖으로만 나돈다고 화가 난 것이다. 어제 군소리 없이 40평짜리 감자밭을 갈았다. 논농사는 4월 10일 쯤이나 되어야 시작될 텐데, 슬슬 농사 걱정이 든다.
(경기도 쌀전업농회장·이천쌀사랑포럼 회장)

 

   
석재인의 복숭아 영농 일기
적과에서 꽃봉오리 솎기로 전환하자

내가 참여하는 과수 모임의 인원은 열명이다. 이 모임의 특징은 약속한 시각에 일 분 일 초도 늦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농민들의 모임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토론 끝에 정한 방법은 벌금제였다. 정시에서 단 일 초만 늦어도 일 만원, 30분 늦으면 2만원, 결석 3만원이라는 합의를 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과연 고쳐질지 긴가민가했다. 규칙을 정한 뒤에 가진 첫 번째 모임에서 정시에 참석한 사람은 절반 정도였다. 두 번째는 삼분의 이, 세 번째 모임에는 전원이 정시에 참석했다. 회의 시간이 늦는 것은 나 하나로 인하여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행위다. 모든 모임이 정시에 시작되는 것이야 말로, 우리 사회의 기본이 아닐까? 지금 그 모임은 메시지 한 통으로도 전원이 참석하는 자율적 분위기로 바꾸었다.

지금은 복숭아 꽃봉오리를 솎을 시기다. 복숭아는 결실이 돼버리면 과실이 빨리 커지는 특성이 있어 적과 시기나 적과 정도가 과실이 자라는데 미치는 영향이 다른 어떤 과수보다 크다. 따라서 복숭아 재배에서 가장 기본적인 중요한 작업은 꽃 솎기다. 현재 복숭아 과수원에서 일반적인 꽃 솎기는 착과가 된 뒤에 열매를 솎는 것이다. 그러나 적과 노력을 줄이고 대과 생산을 위한 결실 조절 방법으로는 꽃봉오리 솎기나 꽃 솎기가 더 바람직하다. 따라서 착과량 확보에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 과원이라면 착과 후의 적과 방법에서 꽃이 피기 전에  꽃봉오리 솎기나 꽃 솎기로 전환되어야 한다. 장호원 지역에서 제일 많이 재배되고 있는 가을 복숭아 장호원 황도는 반드시 꽃봉오리 솎기라는 작업을 해야 만이 고품질의 과일을 얻을 수 있다. 그래야 열매도 커지고, 잎 면적도 일찍 확보하고, 적과에 드는 품도 줄일 수 있다.
(복숭아연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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