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쌀 시장의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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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쌀 시장의 변화
  • 이대섭 / 한국농촌경제연구원
  • 승인 2007.03.22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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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쌀 시장의 변화로 안정된 시장 구조로 변화

국제 쌀 시장은 생산량이나 소비량에 비해 교역이 매우 적은 이른바 “엷은 시장(Thin Market)”이라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쌀은 한국과 일본에서 소비되는 중·단립종(Japonica) 과 태국, 인도, 중동, 남미에서 소비되는 장립종(Indica)으로 구분될 수 있다. 나아가 거래되는 쌀 종류는 도정이 된 후 부서진 쌀이 얼마나 포함되어 있는지, 색깔, 향, 그리고 도정 수준에 따라서도 여러 가지로 구분되어 수출입이 이루어진다.

이러한 교역품의 다양성과 기후 변화에 따라 수요와 공급이 결정되는 요인 때문에 국제  시장 가격은 안정되기 어려운 구조적인 문제점이 있다. 이와 더불어 80% 이상의 국제 시장 점유율을 가지고 있는 몇몇 주요 수출국의 공급량에 따라 시장가격이 크게 변동하는 상황을 반복해 왔다.

최근 몇 년 사이 국제 쌀 시장에 커다란 변화가 생기면서 과거에 비해 안정된 시장 구조로 변화하고 있다. 베트남을 비롯한 몇몇 국가들이 많은 양의 쌀을 수출하게 됨에 따라 공급량이 비교적 안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주요 수입국들의 수가 증가하면서 수입국 중 하나가 과도한 수입을 시도하면 국제가격이 급등하는 구조에서 서서히 바뀌고 있다.

더불어 1994년 이전의 국제 교역량은 생산량의 4% 정도에 불과하였으나 최근 6∼7% 까지 증가하고 있다. 타 곡물과 비교하면 아직도 “엷은 시장” 이지만 과거와 비교하면 비교적 안정된 교역이 진행되고 있는 근거이다. 또한 과거 65% 정도의 수입이 아시아 국가로부터 이루어졌기 때문에 아시아의 수급 상황에 따라 국제 시장이 변하는 구조였다.

하지만 최근 아시아의 수입 비중이 30% 정도로 감소하면서 아시아의 수급 상황에 덜 영향을 받는 구조로 변화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지난 10여 년 동안 진행되어 온 농산물 시장 개방 때문에 각 국가별로 쌀 생산과 소비에 대한 국내 정책이 시장을 먼저 생각하는 한편 정부의 개입이 줄어들면서 국제 시장이 시장 중심적인 구조로 변하여 시장 외의 영향 요인들을 최소화 하는 비교적 안정된 시장을 형성해 나가고 있다.

향후 국제 시장의 안정성은 교역량이 증가함에 따라 주요 수출입국 정부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게 고려되고 있다. 주요 수출국들이 자국내 수급 상황을 고려하여 국내 정책을 바꾸면서 발생할 수 있는 파급 영향이 직·간접적으로 국제시장가격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자국내 쌀 정책변화에 따른 국제 시장에 미치는 파급 영향도 신중히 고려하여 정책을 결정해야 한다.

또한 국제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을 정도로 쌀을 많이 수입하는 수입국들은 기후 변화와 국내 수급 상황을 계측, 철저한 국내 수급의 안정을 도모하여 냉해와 같은 자연재해로 인한 부족분을 전량 국제시장에 의존하는 실수는 범하지 말아야 한다. 국제 쌀 시장의 안정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쌀 시장 개방을 걱정하는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다행스러운 점이다. 우리나라는 매년 쌀 수입을 늘려오고 있으며, 이러한 수입 증가는 쌀 관세화 유예가 종료되는 2014년 이후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현재 진행 중인 WTO 도하개발의제(DDA) 협상이나 여러 국가들과의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은 농산물 시장 개방을 한층 가속시킬 것이다. 국제 쌀 시장이 안정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는 하나 우리의 식량안보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쌀의 안정적인 국내 수급을 위해서는 기상 이변 등 예상치 못한 자연 재해에 대비한 기반 시설을 확충하고 가격안정, 생산성 및 영농 의욕 고취를 위한 다양한 정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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