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 도시에서 문화 산업 도시로 변신한 셰필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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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 도시에서 문화 산업 도시로 변신한 셰필드
  • 이천저널
  • 승인 2007.03.08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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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이 꿈꾸는 혁신 모델 도시(2)/영국 잉글랜드 셰필드(The city of Sheffield)

   

셰필드는 영국 잉글랜드 북부, 사우스 요크셔의 중심 도시이다. 셰필드란 지명은 도시 가운데를 흐르는 시프(Sheaf) 강가의 들판(field)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셰필드는 7개의 언덕으로 둘러싸인 아름다운 경관을 가진 전통적인 산업도시이다. 셰필드의 도심은 시프 강과 돈 강이 만나는 곳에 자리하고 있고, 강이 흐르는 계곡들 사이에는 옛 시절, 이 도시의 철강 산업을 일구어준 오래된 댐들이 곳곳에 있다. 글|준 초이 (경제 칼럼니스트)

 

>> 블랙 코미디 영화 <풀 몬티(The Full Monty)>의 배경이 된 세필드

18세기 중반, 유럽에서 새로운 철 야금 기술이 발달되면서 셰필드는 농업 지역에서 산업 지역으로 변화하기 시작했다. 철강, 실버웨어, 주방용품의 철제품을 생산하면서 셰필드는 ‘셰필드 플레이트(Sheffield Plate)’라는 명성을 얻으며 19세기에는 세계적인 철강 도시로 발전했다. 하지만 1970년대 영국 전역의 석탄 산업이 침체하기 시작하면서 동시에 셰필드도 몰락의 길을 걷기 시작한다. 오랜 영광을 누린 셰필드의 공장들은 하나 둘 문을 닫거나 도시를 떠나기 시작했고, 1970년대에서 80년대로 넘어가는 불과 2~3년 사이에 실업률이 2배로 치솟으며 셰필드의 명성과 자부심은 완전히 사라졌다. 한때 산업 발전의 기초이자 활력의 중심이었던 우리나라 강원도의 많은 석탄 생산 도시들이 겪었던 것과 비슷한 것이다.

1997년 개봉된 블랙 코미디 영화 <풀 몬티(The Full Monty)>가 바로 이 셰필드의 ‘고난의 시대’를 배경으로 하여 제작된 것이다. 아름답고 유쾌했던 도시를 뒤로 하고, 사라져가는 도시의 영광과 사람들의 애환을 그린 영화 풀 몬티는 셰필드의 고난이 시작되는 1973년을 그리고 있다. 이후 계속해서 실업과 가난이 이어진 셰필드는 결국 1980년대 초가 되자 영국에서 가장 못하는 도시 중의 하나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하지만 시정부과 시의회 그리고 셰필드의 옛 영광을 잊지 못하는 시민이 똘똘 뭉쳐, 1980년대부터 시작한 ‘셰필드 재생’프로젝트는 셰필드를 철강의 도시에서 연간 500억 원을 벌어들이는 문화 산업 도시로 탈바꿈시켰다.

   
>> 철강에서 문화로 바꾼 ‘셰필드 재생 프로젝트’

셰필드는 슬럼화 된 도심에 문화 산업 지구를 조성하여 도시 발전을 추구한 문화 산업 진흥의 대표적 성공 사례다. 셰필드는 도심과 지역 경제의 재활성화를 위해 새로운 산업을 창조적이고, 유기적으로 융합하는 클러스터 전략을 도입했다. 본격적인 혁신의 깃발은 시정부가 세웠다. 1980년대 후반 셰필드 시정부과 시의회는 후기 산업(post industrial)사회의 비전에 대한 확신을 갖고 셰필드를 다시 만들기로 계획하고 음악, 영화, 스포츠 등의 문화 산업을 육성하여 도시의 성장 엔진을 바꾸기 시작했다. 셰필드가 철강 중심 도시에서 문화 산업 도시로 구조 전환을 시작한 계기는 1980년, 리드밀(Leadmill) 아트센터와 1982년, 요크셔 예술 협회가 이곳에 문을 열고 문화 예술 활동을 개시한 것이 단초가 됐다. 그 뒤 셰필드는 시청사와 셰필드 기차역을 중심으로 한 삼각형의 도심 지역을 문화 산업 지구로 개발하기로 계획하고 문화 산업의 ‘안정화’를 도시 재생의 중점 목표로 정했다. 이런 목표 아래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생활과 작업을 함께 배려하는 ‘삶과 일자리의 균형’ 전략을 동시에 채택하여 거주 공간과 생활 공간, 작업 공간을 조화롭게 구성하는 개발을 시행했다.

   
>> 문화 산업의 중심이 된 문화 회관

셰필드 재생에는 시정부와 시의회가 지역 혁신 체계의 추진을 이끄는 중심축의 역할을 했다. 시정부는 문화 산업 육성의 주요 진행 상황을 전략적으로 체크하고 지역의 중장기 발전전략과 관련하여 종합적인 상황을 진두지휘하는 중심 본부가 됐다. 이해 당사자간 지원의 우선 순위에 대한 상호 의견을 모아주고, 산업 차원의 배려를 최우선으로 하여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이와 함께 이공계열의 학문과의 연계를 모색하는 다양한 실험을 시작했고, 시의회는 도시 복원 사업 등에 소요되는 재정 사업을 지원하는데 집중했다.

셰필드에 있는 두 종합 대학은 새로 조성된 문화 산업 지구 내에서 필요로 하는 전문 인력양성에 힘을 쓰며, 70여 개 업체가 입주한 창업 보육 센터를 운영하는 등 산학연 연계 시스템을 구축하여 지역 혁신의 브레인을 담당했다. 또한 셰필드에 필요한 인력의 수요 조사를 통해 실제 산업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우수 인력을 배출하고 도심 외곽 지역의 전문가를 한군데로 모으는 역할을 했다. 한편 디자인 산업 인력 양성에도 역점을 두어 기존의 철강 산업에 디자인을 연계하는 전략을 취하는 등 기존 산업의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연구에도 노력했다.

문화 산업을 중심으로 한 셰필드의 새로운 지역 혁신의 중심에는 박물관, 미술관 등의 지역문화 회관이 자리하고 있다. 2001년 셰필드 시정부는 문화 예술 자원의 산업화 모델 제시를 위한 ‘Heart of City’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밀레니엄 갤러리를 설립하여 민간 단체에 위탁을 주어 운영하고 있다. 밀레니엄 갤러리는 중소 도시인 셰필드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인근 도시인 리즈, 맨체스터, 리버풀 등 5개 도시와 네트워크를 구성하여 다양한 문화 창조적 시도를 이끌어 낼 수 있는 경쟁력 있는 다양한 운영 방식을 모색하고 있다.

셰필드에는 2003년 현재 400여 개의 사업체가 있으며, 문화 산업 지구 내의 관련 업체 수는 2002년 현재 약 150개 업체에 달하며 고용 인력은 2000명을 넘어서고 있다. 2005년 한 해 동안 셰필드에 투자된 돈은 약 4600억 원에 달하며, 셰필드 산업의 전체 가치는 약 14조 원에 이르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불과 20여 년 전, 영국에서 가장 가난한 도시였던 셰필드는 지금은 가장 빨리 성장하고 있는 부자 도시로 주목받고 있다.

>> ‘셰필드 재생 프로젝트’ 진행 과정

1986년 독립 스튜디오, 레드 테이프 스튜
 디오(Red Tape Studios) 설립.
 문화 산업 지구 태동.
1988년 시청각 센터 설립.
 벤처 빌딩, 셰필드 사이언스 파크
 (Sheffield Science Park) 개관.
1991년 세계 학생 게임
 (World Student Game) 개최.
1993년 문화 비지니스를 위한 워크스페이
 스 센터(Workspace Centre) 개원.
1994년 지역 개발 전략 수립.
1996년 문화 생활과 문화 산업 발전을 포함
 한 도심 재생 계획 수립.
1999년 문화 산업 지구 사업 계획 수립.
2001년 도심 종합 계획 수립.
 도심을 8개 구역으로 나누고 지역
 별 특성에 맞는 개발 전략 추진.

   
>> 지자체의 주도로 혁신을 이룩한 셰필드의 교훈

셰필드는 공공 기관 주도의 도시 재생형 혁신 도시의 대표적인 곳이다. 지역 정부가 지역의 객관적인 여건을 확인하고 지역에 밀착한 현실적인 비전과 중장기 계획을 마련한 경우이다. 새롭게 선택한 문화 산업의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셰필드는 문화 산업들 간의 창조적 융합을 혁신의 축으로 하여, 도시 내 구공업 지역을 재개발하여 자원의 효율적 사용을 동시에 도모했다. 셰필드 시정부는 방향을 잃은 도시의 현실을 직시하고 치밀하고 용기 있는 계획세운 후 시민, 기업, 공공, 민간의 다양한 참여와 파트너십을 구성하여 도시를 다시 살려냈다. 그렇게 하여 지금, 셰필드는 세계의 주목을 받는 모범적인 도시가 되었다.

자료출처 / 셰필드 시의회(www.sheffield.gov.uk)
셰필드 시 청사(
www.sheffieldcityhall.co.uk)
위키피디아(
www.wikipedia.org)

>> 셰필드(The city of Sheffield), 이곳을 주목하라

   
셰필드 재생의 중심, 문화 산업 지구

셰필드 재생의 중심은 도심에 삼각형으로 조성된 문화 산업 지구(Cultural Industries Quater)에 있다. 이 지구는 디자인, 영화, 비디오, TV회사, 사진, 출판, 음악 등과 관련한 제작 중심 문화 산업 지구 단지로 발전되고 있으며, 날로 더해가는 문화 도시로서의 셰필드의 위상을 올리는 진원지이다. 현재 셰필드의 노동 인구 중 약 7.2%가 이 분야에 속해 있다. 문화 관련 산업의 영국 평균 노동 인구가 4%임을 감안해 보면 문화 산업이 셰필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판단할 수 있다. 셰필드 문화 산업 지구의 대표적인 장소를 살펴본다.

>> 쇼룸 시네마(Showroom Cinema)

쇼룸 시네마는 셰필드 도심의 남동부에 위치하고 있는 독립예술영화상영관이다. 1930년대 아트 데코 스타일로 지어진 건물에 입주하고 있다.
쇼룸 시네마는 1993년 2개의 상영관으로 시작하여 현재는 2개의 상영관과 바, 카페, 미팅 룸 등이 추가됐다. 건물의 다른 공간에는 문화산업과 관련한 비즈니스를 위한 워크스테이션 시설 등이 갖추어져 있다.
2002년 가디언 지는 쇼룸 시네마를 가장 매력적인 독립영화관으로 선정했다.

>> 셰필드 라이브(Sheffield Live)

셰필드 라이브는 1999년에 시작된 독립 라디오 방송이다. 최초에는 샤로우 페스티벌(Sharrow Festival)을 방송하기 시작하여 지금은 셰필드 시로부터 인가를 받은 공식 방송이 됐다.

>> 셰필드의 축제(Festivals)

셰필드는 매년 5월에 비주얼 아티스트들과 파인 크래프트(Fine craft) 관련자들을 초대하여 여러 스튜디오에서 행사를 갖는다. 10월에는 ‘Grin up North’라는 코미디 축제가 있고, 여름에는 ‘Summer Sounds’라는 이름의 음악 축제가 2일 동안 열린다.

>> 사이트 갤러리(Site Gallery)

사이트 갤러리는 주로 멀티미디어 아트를 위한 갤러리이다. 문화 산업 지구 내의 브라운 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현대 미술의 세계적인 중심 중의 하나로 발전했으며, 각종 전시, 회의, 예술인 초청 등의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스틸 이미지와 무빙 이미지 소스(source)개발을 전문으로 하는 이미징 이노베이션 랩(Imaging Innovation Lab)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영국 전역에서 명망 있는 예술인을 초청하는 초대전 등을 지속적으로 개최하고 있다. 전시관람은 무료이다.

>> 셰필드 할람 유니버시티 스튜던트 유니온(Sheffield Hallam University Students' Union)

이곳은 처음에는 컨템포러리(contemporary) 음악과 문화를 위한 박물관이었다. 복권 사업의 지원으로 설립되었는데 개원 당시 이름은 ‘National Centre for Popular Music’이었다. 건물 꼭대기에 풍차가 돌아가는 4개의 거대한 스테인리스 재질의 드럼 모양의 구조물로 되어 있다.
이 건물의 독특한 모양 때문에 셰필드 사람들에게 ‘네 개의 탑’(The Four Tops)이란 별명이 붙었다. 이 박물관은 오픈 이후, 처음 예상보다 성공적이지 못하여 박물관의 역할이 중지되고 한때 라이브 음악 공연장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지금은 할람 대학 학생들의 학생회에서 사용하고 있고 일부 공간은 라디오 방송국으로 이용되고 있다.

>> 리드밀 나이트클럽(Leadmill nightclub)

리드밀은 셰필드 도심 남부에 있는 라이브 음악을 공연하는 클럽이다. 1980년 문을 열었다. 이 시기는 휴먼 리그(Human League), 카바레 볼테르(Cabaret Voltaire), 헤븐 17(Heaven 17), ABC 등 대표적인 셰필드 출신 밴드들이 활동을 시작하던 때였다.
리드밀은 NME(New Musical Express)지로부터 가장 인기 있는 ‘라이브 뮤직 장소’ 로 여러 번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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