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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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 이천저널
  • 승인 2007.02.01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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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겨울이 가기 전에 꼭 한번 설봉공원에 가자!

   
일요일 오후, 실컷 자고 일어나 아침 겸 점심을 먹고 나서 오후 3시쯤. ‘뭐 좀 재미있는 일 없을까?’라고 생각할 때, 이천시민이라면 한번쯤 ‘설봉산에나 가볼까?’라는 생각을 해봤을 것이다. 산에 오르면 뻐근하고 찌뿌드드한 몸이 개운해 질 것 같기 때문이다. 등산로를 따라 산에 오르다보면 아무리 날씨가 추워도 땀이 나고 몸이 기분 좋게 풀린다. 어린아이들도 같이 간다면 약수터까지 만이라도 올라가서 시원한 물 한 잔 마시고 내려와도 좋다. 운동을 좋아하는 가족이라면 배드민턴이나 인라인 스케이트를 싸가지고 가면 더 좋다. 엄마 아빠는 레포츠 공원에서 배드민턴을 치고, 아이들은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면 된다. 설봉공원에서는 호수주변을 걸어도 좋고 뛰어도 좋고 뭐를 해도 자유롭다.
글|장수정 객원기자  사진|배상수 기자

이천 시내에서는 지대가 높거나 건물 2, 3층만 올라가도 설봉산이 보인다. 설봉산은 이천을 수호하는 진산(鎭山)으로 양팔로 시가지를 감싸고 있는 모습이다. 해발 394미터에 산세가 험하지 않아 사람들이 편하게 찾는데, 삼형제바위, 연자바위, 희망바위, 칼바위 같은 기암괴석들이 곳곳에 몸을 드러내고 있어 힘이 느껴지는 산이다. 산 정상에서 산세를 굽어보면 마치 학이 날개를 편 형상을 닮았다하여 부학산(浮鶴山)이라고도 부른다.

계곡에는 호암약수를 비롯해 물맛 좋은 약수가 여덟 군데나 숨어 있다. 공원녹지사업소가 등산로를 잘 정비해 놓아서 남녀노소 누구나 편하게 오를 수가 있다. 설봉산은 주로 아카시나무, 리기다소나무, 참나무들이 있는 혼합림을 이루고 있는데 공원녹지사업소 김월성 소장의 말로는 ‘건강한 산 가꾸기’가 목표라고 한다. 설봉산을 건강하고 멋지게 가꾸기 위해 벚나무, 단풍나무, 여러 종류의 꽃나무들을 심을 예정이고 야생화도 많이 키워 ‘우리꽃 동산’을 가꿀 예정이라고 한다.

▶ 설봉산성, 영월암, 그리고 시립 박물관

설봉산에는 역사의 향기도 가득하다. 등산로를 따라 오르다 보면 칼바위를 중심으로 넓게 산성터가 있다. 신라 김유신 장군이 삼국통일을 위해 작전을 세웠다는 설봉산성(국가사적 제423호)이다. 아이들하고 산성 벽을 따라 산에 오르며 먼 옛날 고구려, 백제, 신라 사람들이 이천의 구만리들을 차지하기 위해 싸운 일을 나름대로 상상해 보는 것도 재미있겠다.

설봉산 중턱에 자리 잡고 있는 영월암(이천시 향토유적 제14호)은 신라 문무왕 때 의상대사가 창건했다고 한다. 영월암 뒤편에 마애여래입상(보물 제822호)이 높이 약 10미터, 두께 4미터의 바위에 새겨져 있다. 고려 중기 유물로 추정하며 나옹선사가 부모님을 천도하기 위해 조성했다고 한다. 설봉산 주봉 기슭에서 얼굴이 둥글둥글하고 마음씨 좋게 생긴 부처님이 항상 이천시를 지켜보고 있다고 생각하니 우리 시가 날로 번창하겠다.

영월암에 가게 되면 꼭 찾아보시고 내려오는 길에 설봉공원 내에 있는 시립박물관을 둘러보면 좋다.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옥새’의 전통제작 기법을 전수 받은 전각장 민홍규 선생이 일제강점기에 강탈당했거나 파괴되었던 조선의 옥새를 복원해 놓아서 감상해 볼 수 있다. 또한 4세기 후반 한성 백제 시대 축조된 설봉산성을 세 차례에 걸쳐 발굴 조사한 과정과 유물을 살펴보는 것도 의미가 있다.    

▶ 세계도자센터와 국제조각공원

산은 꼭 오르지 않아도 좋다. 근처에만 가도 눈이 시원해지고 코가 뻥 뚫리며 새소리가 들린다. 특히 겨울산은 맑고 차가운 공기가 뇌를 깨운다. 설봉산 자락에 만들어 놓은 설봉공원은 시간이 갈수록 아기자기하게 정비가 되고 있어 나날이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2001년 세계도자기엑스포 주행사장으로 조성되기 시작한 설봉공원은 매년 도자기 축제장으로 요긴하게 쓰인다. 도자기에 관심 있는 사람들은 세계도자센터에 가서 한나절을 보내도 무료하지 않다. 세계의 도자기들과 우리의 전통 도자기 감상은 물론 도자기 조형물도 다양하게 감상 할 수 있다. 마음에 끌리는 도자기가 있다면 공원에 있는 도자기조합 매장에 가서 만져도 보고 구매도 할 수 있다.

설봉공원 속에는 또 다른 공원이 숨어 있다. 곳곳에 조각품이 전시되어 있는데 호수와 나무들하고 어울려 자연 속에서 예술품을 감상하는 ‘설봉국제조각공원’이 그것이다. 1998년부터 국제조각심포지엄을 개최하면서 세계 각국의 유명조각가들을 초청하여 현장 워크샵과 전시회를 하고 그 기간에 만들어진 작품을 공원에 전시하고 있다.

90여점이 넘는 조각품들이 있는데 가족들과 함께 조각품의 재료가 뭔지, 어떻게 만들었을지, 조각품이 상징하는 의미나 제목들도 이야기를 나누면 아이들 미술공부가 저절로 되고 어른들은 조각에 대한 안목이 높아지는 효과를 볼 것이다. 특히 설봉공원 입구에 세워진 ‘이래탑’은 ‘21세기 이천의 미래를 상짱하며 쌀과 도자기의 곡선미를 표현하고 이천이라는 이름을 내려준 고려 태조 왕건의 투구를 형상화 했다고 한다. 3번 국도를 지나면서 보게 되는 이래탑은 밤에 보면 야광불빛으로 더 멋있는데 이천 13개 읍, 면, 동을 상징하는 조형기둥으로 시민들에게 희망과 꿈을 준다.

▶ 설봉호수 길을 걷는 연인들

겨울철이라고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설봉산을 찾고 있다. 주로 이천 시민들은 건강을 위해 호수 주변을 걷거나 산에 오른다. 운동 삼아 약수를 뜨러 오는 사람들도 많다. 가정주부들은 잠시 짬을 내어 호수주변을 빠르게 여러 차례 걸으면 시간도 많이 안 걸리고 운동도 된다. 
호수가장자리로 난 산책길은 흙길이어 좋고 그 위쪽 길은 보도블럭이나 돌, 탄성포장이 되어 있어 많이 걸어도 무릎에 무리가 가지 않는다. 젊은 연인들도 눈에 띄었는데 시내에서 만나서 놀다가 조금 걷다보면 설봉공원에 올 수 있으니 데이트하러 많이들 온다. 호수 주변을 따라 걷거나 곳곳에 있는 정자나 벤치에 앉아서 쉬기도 한다. 사랑하는 사람하고 경치 좋은 설봉공원에서 데이트를 한다면 추위도 느끼지 못할 것이다.

주말에는 가까운 서울이나 경기권에 있는 사람들이 단체로 와서 등산을 하는데 설봉산이 편하고 하루 코스로 좋다고 한다. 운전기사들이 관광안내소에 들러 안내책자를 가져가는 것을 보았는데 ‘설봉공원’ 책자와 ‘이천9경 구경오세요!’가 많은 정보를 주고 있다. 관광안내소 직원들 말에 의하면 외지에서 가족끼리 놀러 온 사람들은 도자기 고장인 이천에 온 김에 도자기도 사고, 도자기 만드는 체험도 하고 싶어 한다고 한다.

현재 도자기조합에는 도자기 판매를 하는 매장은 있지만 도자기 만드는 체험은 단체예약만 받고 있어서 개인 체험자들은 사기막골로 가보라고 권하고 있다고 한다. 공원 안에서 원하는 것을 다양하게 누릴 수 있다면 더 많은 외지인들이 이천을 찾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 추억의 얼음썰매는 공짜!

요즘 공원 내에서 가장 인기 있는 곳은 얼음썰매장이다. 지난 11월부터 만들어 놓았는데 앉은뱅이썰매 40개와 여럿이 타고 어른들이 끌어줄 수 있는 긴 썰매 3개가 비치되어 있다. 이용은 무료고 오전에 가면 전날 밤에 꽁꽁 얼은 얼음을 신나게 탈수 있다. 요즘 날씨가 포근한 편이라 오후면 얼음이 많이 녹는다고 한다. 공원녹지사업소에서 작년부터 아이디어를 내서 도자기부스를 설치하기위해 발라 놓은 시멘트 바닥에 비닐을 깔고 물을 채워서 빙판을 만들어 준다고 한다. 아이들은 썰매를 타니 즐겁고 어른들은 자신이 어렸을 때 타본 추억에 잠겨 즐겁고. 주말이면 150여명 이상이 타고 간다고 한다. 겨울이 가기 전에 아이들 데리고 설봉공원으로 얼음썰매 타러 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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