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준서의 이것이 수리 논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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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서의 이것이 수리 논술이다
  • 이천저널
  • 승인 2007.01.04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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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준비하는 수리논술

수리논술은 수리적 개념과 원리의 이해와 응용을 묻는 시험이다. 수리논술은 자연계 고등학생만 보는 것이 아니라 대학마다 차이는 있지만 기본적으로 모든 계열의 학생들이 준비해야 한다. 학생들이 자칫 오해하여 수리논술은 자연계 학생들만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과거 대학들의 기출문제들을 보면 경제나 환경 등의 문제를 수리적 원리를 사용하여 논술하도록 하는 문제들이 다수 있다. 특히 앞으로 대학 논술시험의 주를 이루게 될 것이라고 보이는 통합논술형 시험은 다양한 교과에서 익힌 지식을 한 문제에서 평가하는 형태가 될 것이다. 수학과 과학과목은 물론이고 수학과 음악, 수학과 미술과목을 연계한 문제도 출제될 것이라 보인다.

논술시험에서는 단답형이나 선다형 문제, 혹은 암기된 지식을 묻는 시험은 출제되지 않는다. 또한 수리논술형 문제에서는 수학이나 과학 문제의 풀이과정이나 정답을 요구할 수 없다. 이는 교육부가 대학들에 요구하는 논술시험에 대한 최소지침이다.
그럼 수리논술을 준비하려면 평소 어떤 준비가 필요할까? 그 첫째는 교과서를 통해 배우는 수리적 개념과 원리를 충분히 이해하는 공부를 해야 한다. 둘째, 자신의 생각을 조리 있고 체계적으로 설명하기 위해 평소 좋은 글쓰기의 소양을 갖추어야 한다. 셋째, 참고도서를 정하고 정독하여야 한다. 수리논술을 준비하는데 필요한 위의 세 가지에 도움이 될 만한 것들을 짚어보자.

수리적 개념의 특징

만일 책상이란 개념을 모르는 친구에게 책상을 설명해야 한다고 생각해 보자. 아마도 그 친구에게 이런 설명이 가능할 것 같다. ‘주로 사각형이나 원 모양의 평평한 나무 등의 재료에 세 개 혹은 네 개의 다리를 달아 필요한 높이에서 식사를 하거나 작업을 할 수 있도록 만든 도구’ 쯤으로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책상의 개념을 설명하기 위해 나무, 사각형, 원, 다리, 높이 등의 다른 개념을 이용하여 설명을 한 것이다.

‘책상’이란 개념은 그 대상이 눈에 보이고 만질 수 있는 물건이다. 하지만 수리적 개념은 대상이 오직 머릿속에만 있다. 이제 친구에게 삼각형을 설명해야 한다고 하자. ‘같은 직선 위에 있지 않은 세 점을 이은 선분으로 이루어진 도형’이라고 설명한다면 틀리지 않다. 책상을 설명할 때처럼 직선, 점, 선분 등의 다른 개념으로 삼각형을 설명한 것이다.

하지만 수학에서 말하는 삼각형이란 세상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물론 자연에는 삼각형을 닮은 모양이 많이 있지만 기하학의 ‘삼각형’은 존재하지 않는다. 언뜻 이해가 가지 않는 학생은 이런 질문을 스스로 해보라. ‘점은 위치만 있고 크기는 없는데 과연 세상에 그런 것이 있을까?’라고. 즉, 수리적 개념의 대상은 자연에는 없다. 오직 우리 머릿속, 추상의 영역에만 존재하는 것이다. 수학은 이렇게 추상의 개념들을 통해 이룩되어있는 학문이다.

개념공책을 만들자

흔히 논술시험은 암기위주의 공부를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여 논술시험을 잘 보려면 기존의 공부와는 다른 뭔가 특별한 공부방법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 할 수도 있다. 물론 공식이나 문제풀이만을 반복하여 공부하는 것은 수리논술에 별 도움이 안 된다. 하지만 수리적 개념과 원리 역시 계속해서 반복하여 익혀야 한다. 단, 이때에는 외우기보다는 이해를 반복하면서 숙지해야 한다. 학교 수학시간에 새로운 것을 배울 때, 개념, 원리, 공식, 문제풀이, 응용의 순서로 배운다. 과거에는 공식과 문제풀이에 집중했다면 앞으로는 개념과 원리부분에 대한 선생님의 질문에 좀 더 집중하여야 한다.

그래서 수리논술형 문제를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학교에서 배운 개념들을 정리하는 공책을 하나 만들기를 권하고 싶다.

어떤 개념을 배웠으면 간단한 설명과 함께 다른 방식으로 접근한 설명도 함께 공책에 정리한다. 포물선의 예를 들어 보자. 실제 시험에서는 다양한 각도에서 포물선에 대한 이해를 물을 수 있는데, 예를 들어 ① 위나 아래로 볼록한 곡선, ② , ③ 정해진 한 점과 한 직선으로부터 같은 거리에 있는 점들의 자취 등이 가능하다. 그러므로 한 개념을 한번 정리하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추가하고 추가한 것을 함께 다시 이해하여 반복하여야 한다.

그리고 개념공책은 가능하면 하나의 개념이나 원리를 공책 한 쪽을 넘지 않는 분량으로 요약하여 정리를 한 후 영어단어 외우듯이 수시로 반복하면 좋다. 이렇게 하다보면 처음에는 전혀 관계없어 보이던 서로 다른 개념들 간의 관계나 응용이 알아차려지게도 되는데, 그때는 그 새로운 이해를 다시 공책 한 쪽에 정리하여 두면 좋다. 그리고 일주일에 한번 정도 공책의 처음부터 끝까지 읽는 시간을 만들자.

기본 개념들에 대한 질문을 하라

수리논술형 문제도 답쓰기는 공식의 유도나 수학적 설명이 아닌 서술형의 논술을 요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체계적인 글쓰기 연습이 필요하고 이런 능력은 언어논술형의 문제를 준비하면서 갖출 수 있다. 하지만 수리논술에 필요한 글쓰기의 힘을 더하려면 수학의 명제나 공리, 기본개념과 원리에 대한 질문을 자주 해보아야 한다. 예를 들어 ‘사각형의 네 점은 한 평면에 있는데, 만약 네 점이 한 평면에 있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하는 식의 질문이다. 이런 질문은 답이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지만, 이런 질문들을 개념공책 모퉁이에 적어 놓고 자신만의 답을 기다려보라.

최소한의 참고도서를 반복하여 정독하자

논술시험에는 교과서 밖의 공부가 필요한 질문은 출제될 수 없다. 하지만 교과서의 내용을 다른 각도에서 접근하여 설명한 한두 권의 참고도서는 읽어보는 것도 도움이 될 것 같다. 수학이나 자연과학의 개념이나 원리의 역사적 배경이나 출현과정 등을 지루하지 않게 이해할 수 있는 참고도서로는 수학사(數學史)나 과학사(科學史)와 관련한 책들을 권하고 싶다. 이런 책들을 읽다보면 자연스럽게 어떤 개념을 정리하여 체계화한 학자의 관점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특히 옛날에는 학자들이 수학, 과학, 철학, 예술 등을 구분 없이 함께 공부하고 연구했기 때문에 논술시험에서 요구하는 통합적인 사고력과 응용력을 익히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요즈음에는 다양한 수준의 관련 책들이 시중에 많이 소개되어 있으므로 자신의 수준에 맞는 책을 골라 천천히 시간을 두고 읽기 바란다. 다독보다는 정독이 좋다.
학생들의 건승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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