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높이 날고 싶은 이천의 힙합 동아리 ‘비보이(B-boy) 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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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높이 날고 싶은 이천의 힙합 동아리 ‘비보이(B-boy) 스쿨’
  • 이천저널
  • 승인 2006.12.21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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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 넓은 청바지를 엉덩이에 걸쳐 입고 헐렁한 셔츠에 ‘비니’라고 부르는 모자를 쓰고 귀에는 이어폰을 낀 채, 어깨를 들썩거리며 거리를 지나가는 젊은이를 본다. ‘아, 저게 힙합패션이라는 건가?’라는 생각을 하며 한 번 더 보게 된다. 요즘 대중문화의 트렌드로 뜨고 있는 힙합문화가 뭔지 알아보려고 창전동 주민자치센터를 찾았다. 이선미 주민자치센터 평생교육사는 2002년도부터 운영되고 있는 힙합 댄스 동아리 ‘비보이 스쿨’을 만나보라고 권한다.

이천 중심가에 위치한 창전동 사무소 건물에는 ‘청소년 힙합 홀’이 있다. 창전동 주민자치센터에서 운영하는 주민자치 학습 프로그램으로 힙합 댄스 동아리가 연습하는 곳이다. 힙합 문화 중에 비보잉(B-boying)을 하는 춤추는 남자들을 만나기 위해서는 그곳에 가야 한다.
연습실은 넓은 마루바닥에 커다란 전면 거울이 전부다. 오후 6시부터 8시까지 연습을 하는데 건장한 청년들이 비트가 강한 음악에 맞춰 온몸으로 춤을 춘다. 싸늘한 겨울 날씨가 연습실을 기웃거려도 아랑곳하지 않고 반팔 셔츠에 비니를 쓰고 춤동작에 몰두한다. 춤 연습 전에 충분한 스트레칭을 하고 나면 각자 음악에 맞춰 기본기서부터 난이도가 높은 기술들을 반복 연습으로 익힌다. 곳곳에서 쿵쿵하고 넘어지는 소리에 깜짝 놀라곤 했지만 비보이들의 표정은 별일 아니라는 듯 맑고 시원하다.

빠른 박자에 맞춘 현란한 발동작, 팔은 지구를 들어올리기라도 하려는 듯이 거꾸로 서기 위해 벌렸다 오무렸다 하면서 허공을 제압한다. 순간 한 손으로 바닥을 짚고 다리를 들어 올려 다리를 팔처럼 자유롭게 풀어 놓아 자세를 잡는다. 살아있는 인체 조각 작품이 하나 만들어지는 순간이다. 힙합 용어로는 프리즈를 잡았다고 한다나.

힙합 동아리 ‘비보이 스쿨’ 대표 안효일은 직장인 비보이들이 저녁 시간에 시간을 내서 운동을 하고 춤 연습을 하는 이유는 ‘난 다른 사람들과는 다르다’라는 것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중학교 3학년 때부터 춤추기 시작했다는 안 대표는 컴퓨터 게임을 무척 좋아했는데 춤추기 시작하면서 게임도 시들해졌다고 한다. 운동을 하면서 여가 시간을 즐기니 자연히 담배와 술도 절제된다고 한다.     

비보이 스쿨 직장인 고정멤버로는 안효일 대표 말고, 춤춘 경력이 8년이나 되는 이근표 씨, 입문한 지 2년 만에 살이 10kg이나 빠지고 탄력 있는 근육과 유연한 몸을 갖게 됐다고 자랑하는 서명교 씨가 있다. 이근표 씨는 “왜 춤을 추는갚라는 질문에 거침없이 “성취감을 맛보기 위해서”라고 말한다. 어려운 동작을 익히고 나서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줄 때의 그 뿌듯함은 느껴본 사람만이 안다고.

청소년 비보이들도 그런 성취감을 느끼고 싶은지 옆에서 열심히 물구나무서기 연습을 하고 있다. 20대 초반의 직장인 비보이들은 중학생 비보이들이 귀엽기만 한가보다. 열심히 연습해서 같이 무대에 서보자고 한다. 그러면서도 공부도 열심히 해야 한다고 충고를 잊지 않는다.   

대한민국 비보이 크루(CREW) 중에는 갬블러라든가 드리프터즈, 라스트포원, 리버스, 익스트림등이 있다. 힙합문화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는 익숙한 이름들이다. 춤이 좋아 언더그라운드에서 활동하던 그들이 세계 대회에 나가 쟁쟁한 외국 선수들을 제치고 우승을 하자 매스컴이 먼저 난리를 친다. 대기업들도 너도나도 광고 모델로 비보이들을 모셔간다. 국악 연주에서도 비보잉이 함께 하고, 난타 이후 한류 열풍을 비보잉으로 기획해 공연하는 곳도 있다.

폭발적인 인기와 함께 비보이들이 문화의 전면에 나선 느낌이다. 한 비보이 마니아 중학생은 이런 현상을 보고 어른들에게 따가운 충고 한마디를 한다. 평소에는 아는 척도 안하다가 세계대회 나가서 상을 받아오니까 호들갑을 떨면서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것 같다고. 하지만 비보이 스쿨 직장인 마니아들은 입을 모아 말한다. 이렇게라도 비보잉을 알리고 인정받을 수 있으면 좋은 것 아니겠냐고.

더욱이 지역에서 묵묵히 춤이 좋아 열심히 연습하고 후배들을 지도하고 있는 이천 비보이 스쿨이 있다는 것만 알아줘도 더 바랄 것이 없다고 한다. 꼭 화려한 타이틀이 따르지 않더라도 내가 좋아서 춤추고 온몸으로 자유를 느낀다면 뭘 더 바라겠는가. 이들과 함께 있는 시간 내내 어부가 던져주는 물고기에 연연해하지 않고 높이 날기를 끝없이 연습하던 갈매기 조나단을 떠올린 사람은 나만이 아닐 것이다.

힙합 문화 자세히 알아보기

몇 년 전부터 청소년들 사이에 인기 있는 트렌드는 단연 힙합(HIP HOP). 힙합 문화는 패션과 랩 음악, 비보잉이라고 부르는 힙합 댄스, 거리 미술에서 접할 수 있는 그래피티 아트가 어우러져 나타난다. 흔히 ‘거리 문화’로 알려진 힙합은 1970년대 후반 미국 뉴욕 할렘가에 거주하는 흑인과 히스패닉계 청소년들에 의해 형성되었다. 우리나라에 알려진 힙합은 1990년대 1세대 비보이 그룹인 ‘피플크루’에 의해 청소년들에게 알려지고 수많은 비보이들이 비보잉에 입문하게 되는 동기를 부여했다.
비보이(B-boy)의 비(B)는 브레이크(Break)를 말하며, 음악에서 브레이크 비트가 나오는 타임에 플로어에 나와 춤을 추는 남자를 비보이라고 한데서 유래했다. 브레이크 댄스를 추는 남자의 행위를 비보잉(B-boying)라고하며 이들이 추는 춤동작을 무브(Move)라고 한다. 이제 비보잉은 청소년들의 트렌드를 넘어 대세를 이루고 시대를 풍미할 것이다.
비보잉은 격렬하고 역동적인 동작이 많아 부상 위험이 따른다. 따라서 스트레칭으로 관절과 몸을 반드시 풀어줘야 한다. 비보잉을 처음 하는 초보자나 어느 정도 숙련된 마니아 모두 춤을 추기 전에는 꼭 스트레칭을 해야 한다.
- 손목, 발목, 목, 어깨의 관절 스트레칭
- 허리, 옆구리, 팔다리 스트레칭
- 팔굽혀펴기와 물구나무서기

비보잉의 기본 동작

- 탑락(Top Rock) : 비보잉을 처음 시작할 때는 탑락을 먼저 배우는 것이 좋다. 탑락은 주로 서서 하는 스텝 위주의 춤이기 때문에 음악을 표현하기에 적합한 동작이다. 아주 많은 연습을 해야 자신만의 느낌이 생기고 멋진 동작이 나올 수 있다.

- 업락(Up Rock) : 업락은 일상에서 주로 하는 행동들을 춤으로 표현할 수 있는 매우 자유로운 무브다. 업락은 배틀(상대팀과 춤으로 싸우는 행위)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다. 싸움에서 상대방을 무시하고 자극적이며 공격적인 동작을 춤으로 표현한 것이 업락이다. 자신의 개성이나 느낌, 이야기를 담아서 무브를 창작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 풋워크(Footwork) : 손을 바닥에 짚고 몸을 낮추어 다리를 쓰는 스텝이다. 풋워크를 할 때 주의할 점은 하나하나의 동작을 빠르게 수행하고 탄력 있게 보여야 한다. 음악을 들으면서 음악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풋워크를 연습한다.

- 프리즈(Freeze) : 프리즈는 ‘얼다’, ‘멈추다’라는 단어 뜻 그대로 비보잉 무브 중 순간적으로 힘을 줘 멈추는 동작이다. 물구나무서기나 손으로 몸을 지탱해 멈추는 프리즈가 널리 알려져 있으며 비보잉 중에 멈추는 동작을 통칭해 프리즈라고 한다.

알립니다

비보이 스쿨에서는 청소년들의 많은 참여를 바라고 있습니다.
유명 크루 못지않게 실력을 갖춘 선배들이 기본기를 가르칩니다.
스트레칭서부터 비보잉 기본기를 익히는 과정은 다른 운동과 비교하지 못할 정도로 운동량이 많아 체중조절과 함께 근육이 생기고 몸이 유연해져 멋진 몸매를 가꿀 수 있습니다.
장기자랑으로 인기 만점이며 대인관계가 좋아집니다.
비걸(B-girl)도 환영합니다. 마루가 깔린 넓고 쾌적한 연습실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청소년 여러분, 겨울방학을 이용하여 비보잉 한번 체험해 보세요.
연락처 : 010-2019-3999 (대표 안효일)

비보이 스쿨 공연 일지

▶ 2002년부터 2006년 까지 대표적인 공연
 - 이천 여주 도자기축제 공연, 산수유 축제 참가, 여주 청소년축제 참가
 - 여주대, 상지영서대 공연
 - 장호원공고, 양정여고, 다산고, 이천중, 효양중 축제참가
 - 중앙통 거리 공연, 이천 길거리 행사 참여   
 - 강릉 발버둥 축제, 부천 로당코프라자 행사, 일산 행사 참가
▶ 2003년 배틀대회 2위
▶ 2004년 비트워크 3위  
▶ 2005년 (주) 헨켈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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