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 농업의 밑그림이 될 농촌 개발 로드맵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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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 농업의 밑그림이 될 농촌 개발 로드맵 만들자”
  • 이천저널
  • 승인 2006.11.30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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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성을 위한 농업 기반 조성에서 웰빙 문화에 맞는 농촌 지역 개발로

   
지역 주민의 참여와 역량 없이는 농촌 개발 오히려 갈등만 부추겨

농림부에서 농업연수원장을 끝으로 30년간의 공직 생활을 마감하고, 한국농촌공사로 자리를 옮긴 이상용 이사를 만났다. 바쁜 시간을 쪼개 토요일 저녁 한 터미널 2층 다방에서 만난 그는 이천에서 농업을 한다는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해 시큰둥하게 답했다. “이천은 원래 농업에는 별 관심이 없는 곳이다. 정부로부터 농업 지원도 제대로 못 받고 그러면서도 수도권 규제에 묶여 개발도 제대로 안 됐다. 하지만 개발이 안 된 것이 약점일 수도 있지만 이 시대에는 강점이 될 수도 있다”

이렇게 말문이 터지자 그는 이천에서 농업이 가야할 길에 대해 마치 준비하고 있었다는 듯 폭포수 같은 말을 쏟아냈다.  

“오늘의 농정은 과거와 같이 경지 정리나 댐 건설 같은 농업 기반 조성에 있지 않다. 그보다는 농촌 개발, 예를 들면 농촌 마을의 주거 환경을 개선하다든지 전원주택 개발, 도농 교류 사업 지원 같은 소프트웨어가 핵심”이라고 농정의 지표를 간명하게 정리한 그는 “이천은 지리적으로 수도권이라는 시장을 끼고 있으며, 쌀이나 복숭아, 사과, 포도 같은 다양한 농산물이 잘 자란다. 따라서 웰빙 라이프를 즐기고 농촌을 자연 휴식 공간으로 여기고 찾는 요즘의 문화 추세에 맞게 농촌을 바꾸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실제로 그는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농촌 체험 마을인 부래미 마을의 산파로 최근에는 부래미 마을을 중심으로 한 석산권역에 농촌마을종합개발사업으로 70억 정도의 사업비를 받아내는데 큰 기여를 하기도 했다. 

“처음엔 녹색 농촌 체험 마을 만들기 사업에 응모했다 채택이 되어 2억 원을 지원받았다. 그것으로 집도 짓고 길도 닦았다. 우리 지역의 농산물을 특산품으로 만들면 도시 사람들이 와서 체험도 하고 휴양도 하고 또 어린이들에게 교육도 되겠다 싶어서 시작했는데 첫 해는 2~3천 명에 불과하던 방문객이 올해는 3만 명에 육박하는 사람들이 찾아왔다.”고.
그 성공의 비결을 그는 이렇게 말한다. 

“친환경 농업 기반이나 농촌다운 주변 경관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그것을 운영해 나갈만한 공동체의 능력이다. 지역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 없이 일을 벌이면 오히려 갈등만 깊어진다. 농촌 개발 측면에서 접근을 해야 하는데 전부 하향식 주민 참여이기 때문에 주민들의 역량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부래미의 경우 오히려 아무 것도 없었다는 것이 단결에 더 도움이 되지 않았나 싶다.”

그는 또 쌀 수매 문제로 진통을 겪고 있는 농협에 대해서는 “농협은 아직도 마케팅에 대한 인식이 많이 떨어져 있다. 쌀도 야쿠르트 배달하듯이 매주 배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면 지금보다 두세 배는 값을 더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마케팅을 바꾸지 않으면 이천 쌀의 명성은 아주 빠른 속도로 무력화 될 것이다”고 경고하면서도, “지역 실정에 따라 농협이 가지고 있는 시스템이나 인프라를 적절히 이용한다면 농협과 농민이 함께 번영할 수 있는 길이 있을 것”이라며 충고도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무엇보다 그의 가장 큰 제안은 이천 농업의 밑그림을 삼을 로드맵을 만들자는 것. 농촌 개발을 위한 다양한 시도나 기획들이 자칫 아이디어 수준으로 떨어지지 않고, 항구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전문가들의 종합적인 검토를 거쳐 밑그림을 그리자는 그의 생각에 이천의 뜻있는 농민들과 시정을 책임지는 분들이 진지하게 귀 기울여주기를 희망해본다.

“농촌 개발은 지역민의 역량과 자발적인 참여에 달려 있습니다”

- 농업연수원장으로 계실 때 만났었는데, 요즘 근황은 어떠신지요?

지난 연말에 농업연수원장직을 마지막으로 30년 공직을 마감했습니다. 그리고 올 2월에 한국농촌공사로 자리를 옮겨 일하고 있습니다. 하는 일은 농림부에 있을 때와 같이 농촌 지역 개발 업무지만 그 전에 하던 일이 계획을 수립하는 일이었다면, 지금은 그 계획을 시행한다고 보시면 될 겁니다.

- 한국농촌공사란 어떤 곳입니까?

전신은 농업기반공사입니다. 농업기반공사가 하는 일이 농업 기반 조성, 경지 조성, 댐 건설, 간척 사업 같은 하드웨어 쪽이었다면 한국농촌공사는 농촌 개발 쪽, 예를 들면 농촌 마을의 주거 환경을 개선하다든지 전원주택 개발, 도농 교류 사업 지원 같은 소프트웨어 쪽의 일을 주로 합니다. 농림부에서 제가 처음 도입해 하던 일을 지금 다시 하는 셈이지요.

- 요즘 농촌에 문제가 많습니다. 이거 농사 계속 지어야 합니까, 말아야 합니까?

과거에는 농정이라고 하면 식량 증산이 가장 큰 문제였습니다. 종자를 개량해서 생산량을 높인다거나 아니면 어떻게 유통 문제를 해결해 농가의 소득을 높일 것인가 하는 것이 전부였죠. 그러니까 농업 투자 예산의 1/3 이상이 농업 생산 정비 사업이었으니까요. 그게 최근 들어 우루과이 라운드를 거치면서 시장 개방이 확산되고, 거기에다 수입 농산물까지 들어오니 생산성 문제는 없어졌어요. 흔히들 생산 투자 효과가 없다고들 하는데 그만큼 투자를 안했으면 이 겨울에 신선 채소를 먹을 순 없죠. 오히려 쌀 같은 것은 과잉 생산되어 이제는  FTA 협상에 짐이 되고 있지요. 하지만 농업은 생산성이 높아졌다고 해서 곧 바로 소득이 높아지는 것은 아니잖아요. 생산량이 늘어나니 오히려 농가의 소득은 정체되어 있습니다. 앞이 캄캄합니다. 생산을 해도 팔 때도 없고 국내에서도 경쟁을 해야 하고….'

게다가 농촌 지역을 보면 생활 환경이 얼마나 열악합니까? 소득이 떨어지니까 젊은 사람들은 농촌을 떠나고 고령화는 빨라지고, 인구는 감소되고 활력이 떨어지죠. 이 농촌의 활력 저하 현상을 어떻게 막을 것인가가 오늘의 과제입니다. 그래서 정책도 산업적 농업 정책보다는 지역적 농촌 정책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농촌정책국도 생기고, 우리 농촌공사도 생산 정책보다는 농촌 지역 개발 사업으로 가고 있습니다.

- 부래미 마을은 잘 되고 있습니까? 정부로부터 큰 사업비를 받았다고 하는데요.

농촌 마을 3~4개 정도를 권역으로 묶어서 종합 개발하는 농촌마을종합개발사업인데, 이천에서는 부래미 마을을 중심으로 석산권역에 70억 정도의 사업비를 받았습니다. 이 사업은 2017년까지 전국에 1,000개 권역 정도가 계획되어 있는데 지금 96개 권역에 사업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석산권역은 2004년도에 1차로 선정이 되어 농촌의 주거 환경을 개선한다거나, 전원 마을 사업, 주택 개량 사업 등을 많이 해 왔습니다. 그러면서 농촌 지역 주민들의 역량을 강화하는 사업이라든지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일은 저희 농촌공사가 지원하고 있죠.

- 부래미 마을은 어떻게 만들어진 겁니까?

이천이 원래 농업에는 별 관심이 없는 곳 아닙니까? 농업 지원도 제대로 못 받고 그러면서도 수도권에 있어서 개발도 안 되고. 하지만 제가 생각하기에 개발이 안 된 것이 약점일 수도 있지만 이 시대에는 강점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국민들이 웰빙 라이프를 즐기고 농촌을 자연 휴식 공간으로 여기고 찾는 것이 요즘의 문화 추세 아닙니까. 그래서 농림부에서 나온 것이 녹색 농촌 체험 마을 만들기 사업입니다. 여기에 응모했다 채택이 되어 처음 2억 원을 지원받았습니다. 그것으로 집도 짓고 길도 닦았습니다. 이천의 강점은 지리적인 조건이죠. 우리나라의 수도를 끼고 살지 않습니까. 또 다른 지역 못지않게 이천 쌀, 장호원 복숭아, 도자기 같은 특산물이 있잖아요. 특히 농산물을 특산품으로 만들면 도시 사람들이 와서 체험도 하고 휴양도 하고 또 어린이들에게 교육도 되겠다 싶어서 시작한 것이지요. 물론 저농약 친환경으로 소비자가 원하는 고품질의 안전 농산물을 추구하는 것은 기본이고요. 주민들 고생이 많았지만 첫 해는 2~3천여 명 정도 다녀가서 별 소득이 없었어요. 그런데 이듬해 1만 명으로 늘더니 3년째는 3만 명에 육박하는 사람들이 찾아온 거예요. 그래서 전국에서는 잘나가는 마을이 되었지요.

- 어려운 점이 많았을 텐데 특별한 노하우가 있나요?

사업 자체가 상향식 개발로 주민들이 토론을 해서 무엇을 해보자고 결정을 해 올리면 그것을 인정해주는 시스템이에요. 부래미 마을을 중심으로 6개 마을이 66억 원 정도 되는 예산을 씁니다. 그런데 일단 사업을 추진하다보면 주민들의 역량이 부족하다는 걸 금방 느끼게 됩니다. 교육을 제대로 받은 것도 아니고 토목에서 건축, 조경, 관광, 요식업 등등 1차 산업에서 3차 산업까지 농민들이 다 해야 하는데 굉장히 어렵죠. 하지만 달리 방법이 없어요. 교육도 많이 받고 노력도 많이 합니다. 하지만 도시 사람들에게는 세련된 서비스나 시설보다는 ‘농촌답다’, ‘농심이 있다’라는 정서적으로 향수를 자극시켜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역점을 두고 있지요. 겨울철이라 요즘엔 좀 덜하지만 봄이나 가을에는 참가 인원을 제한해서 운영해야 할 만큼 몰려옵니다. 만족도도 전국에서 높은 편이에요.

- 그런데 체험 마을의 경우 주민들의 실질적인 삶의 질 향상보다 ‘보여주기 위한 농촌’이라는 점에서 종종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데 부래미 마을의 경우는 어떻습니까?
물론 저희가 지향하는 바는 아닙니다. 살기 좋은 농촌이란 그 지역에서 사는 사람들이 편안하게 그 지역의 전통과 문화를 즐기면서 살수 있는 곳을 말하지요. 또 안정적이고 쾌적한 일터도 있어야 되고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안 되거든요. 그 삶에 소득을 어떻게 연결시켜야 하는가 하는 문제가 남아 있거든요. 그래서 시작한 것이 도시민에게 휴식을 제공하는 농촌 체험 관광이에요. 체험 관광에 도시민들을 유치하다보니 체험관 중심으로 운영될 수밖에 없고 그러다 보니 지역민이 소외되는 것이지요. 개별 농가의 집수리보다는 도시민의 관광 센터를 먼저 세우는 것이 소득 면에서 유리하다는 것이지요. 지금은 담장을 친환경적으로 수리한다든가 화장실이나 샤워장 시설을 쾌적하게 만드는 소득 중심의 사업으로 가고 있는데 농민들 입장에서는 나무를 심어 환경을 개선하는 것도 좋지만 우선 주차장 만들어서 소득을 올려야 하니깐 그런 이해관계에서 애기가 나온 것 같습니다. 부래미 마을만 하더라도 주민 자치 센터가 주민들은 삶의 질을 높이는 것과 무슨 상관이 있느냐고 하지만, 입장이 다릅니다. 우리에게 급한 것은 사람들이 찾아 왔을 때 소득을 낼 수 있는 무언가가 있느냐가 중요하다는 겁니다. 주민들의 입장도 맞는 겁니다. 사실 소득이 빠지면 할 필요가 없거든요. 그래서 돌아가는 겁니다. 부래미 같은 경우는 다른 곳보다는 상당히 의식이 앞서서 하드웨어적인 것은 스스로 자제를 하는 분위기입니다. 집하나 지으면 전기세나 난방비 유지 보수비 등을 주민들의 부담해야 하니까요. 그래서 교육이나 프로그램 개발 같은 소프트웨어적인 것에 더 많은 관심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두 개를 잘 조화해서 가야지요. 

- 부래미 마을 같은 것이 이천시 전체로 확산되길 바라시나요?

그렇습니다. 우선 마을을 권역별로 묶었다는 것에 주목해야 합니다. 70억원을 투자했다고 해서 농촌 지역이 개발되는 것은 아니거든요. 그것이 하나의 획이 되어 효과를 확산시키자는 것이지요. 부래미 마을을 예로 들면 처음 2억이라는 예산을 들여 만든 부래미라는 브랜드가 지금은 커졌거든요. 그런데 부래미 마을은 농산물이 많지 않습니다. 부래미 마을에 포도만 따러오는 사람이 3천여 명 정도 되는데 정작 부래미 마을에는 포도가 없어요. 그래서 주변 마을로 확산되는 겁니다. 찹쌀이나 콩도 마찬가지예요. 적어도 면단위인 율면 전체로 파급될 수 있을 것 같아요.

- 쌀은 좀 파셨습니까?

저희는 쌀이 없어서 못 팔아요. 6만 5000원씩 팔았는데도 이익이 없어요. 도정 시설도 없고 보관 창고도 없고, 또 쌀을 확보할 자본도 없으니까요. 인터넷으로 주문이 오면 그날 찍어서 바로 보냅니다. 제가 보기엔 RPC에서 찐 쌀보다 보다 열악합니다. 하지만 맛은 좋습니다. 그래서인지 부래미 쌀을 먹는 사람들은 지금까지 계속 찾습니다. 신뢰가 쌓였다는 얘기죠. 하지만 지금은 팔 쌀이 없어요. 돈이 필요한 사람들이 농협에 먼저 팔아 버리거든요. 또 수매를 한다고 해도 보관할 장소도 없고요. 그래서 율면 농협 조합장에게 제안을 했어요. 율면 농협에다 브랜드를 바꿔서 농협 부래미나 부래미 농협으로 가자. 단 품질 관리는 따로 하자. 그랬더니 반응은 부정적이에요. 자기들 수입이 떨어진다는 얘기죠. 그것도 아니면 홈쇼핑에 파는 값으로 우리를 달라. 그러면 우리 포장으로 우리가 팔겠다. 그랬더니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어요. 농협은 아직도 마케팅에 대한 인식이 많이 떨어져 있어요. 저는 쌀도 야쿠르트 배달하듯이 매주 배달할 수 있다고 봐요. 그러면 지금처럼 20%를 더 받는 것이 아니라 200%~300%로 더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마케팅을 바꾸지 않으면 이천쌀은 아주 빠른 속도로 무력화 될 수 있어요.

- 농협이 어떻게 달라져야 한다고 보십니까?

농협이 대량 판매 위주의 마케팅도 장점이 있겠지만 지역적으로 자기들이 가지고 있는 시스템이라든지 인프라를 이용해서 판매하는 것도 농협이 농민과 함께 살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농협이 그렇게 노력을 좀 해줬으면 좋겠어요. 농협이 가지고 있는 큰 영향력을 잘 활용해서 직거래 방식을 활용해보자는 거죠. 품질 관리도 철저히 하고. 그렇게 하면 좋은 값으로 이천 쌀을 팔수 있는 기회가 열리리라 생각합니다.

- 농촌 개발에 가장 필요한 것이 뭐라고 생각합니까?

사람을 키우는 일입니다. 율면에는 ‘율면 공부 모임’이 있습니다. 지금 회장은 김민호 씨입니다. 4년 전에 우리 지역 농민들이 모여서 단순히 공부하자고 해서 모였어요. 영농에 대한 토론도 좋고 마케팅도 좋고 우리끼리 모여서 머리 맞대고 적어도 한달에 한번씩 정기 모임을 갖자고 해서 처음엔 16명 정도 모여 시작했어요. 한달에 한번씩 정기모임을 하는데 이 모임이 중심이 되어 지역 발전과 주민들의 역량을 높이는 데에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 모임을 계기로 벤처농업대학이나 관광대학 등에 진학해 공부하시는 분들도 여럿 됩니다. 아마 율면이라는 작은 지역 사회를 끌고 가는 원동력이 아닌가 싶습니다.

- 장호원 복숭아마을은 어떻게 보십니까?

복숭아마을의 경우는 부래미 마을보다 여건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과수 농가는 수익도 높고 경제 규모도 크기 때문에 시장의 생리를 알기 때문에 땅만 파던 농사꾼하고는 다릅니다. 그 인력을 어떻게 결집하느냐가 문제이지요. 똑똑한 사람이 많으면 자칫 하늘로 올라갈 수가 있거든요. 그래서 리더십이 필요한 거죠. 율면의 경우는 이천에서 가장 열악하잖습니까. 농민들의 수준도 그렇고 경제적인 수준도 그렇고. 하지만 그것이 오히려 출발할 때는 더 도움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 부래미 마을처럼 개발하고 싶은 마을이 많을 텐데 어떻게 해야 하나요?

제가 전국을 돌아다녀보면 전부 체험 마을 하고 싶다고 해요. 소권역 지역 개발비로 70억 정도로 들어가는데 올해도 20개 권역밖에 안했다고 해요. 도에 한두 개 밖에 안 되는 꼴이죠. 그 객관적인 기준은 생활권역이라든가 공동체를 운영해 나갈만한 마을 중에 이왕이면 친환경 농업 기반이 되어 있고 농촌다운 주변 경관이 좋아야 한다는 거죠. 또 장단점에 관한 것은 정확한 분석을 하면 다 나옵니다. 하지만 그것보다 중요한 게 그것을 운영해 나갈만한 공동체의 능력입니다. 당부하고 싶은 건 지역 주민들의 참여가 없으면 착수를 하지 말아야 해요. 그게 안 된 상태에서 일을 벌이면 마을이 쪼개져요. 갈등만 깊어지고. 지역 개발 측면에서 접근을 해야 하는데 전부 하향식 주민참여이기 때문에 주민들의 역량이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 지역의 역량을 키우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우선 그 지역에 사는 개인들의 힘을 키워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분들이 지역 공동체를 이끌어갈 수 있도록 체계적인 교육을 해야 합니다. 장성군의 경우도 그렇고 부래미 공부 모임도 다 같은 맥락입니다. 그리고 그 인적 자원을 바탕으로 지역 가꾸기에 들어가야 합니다. 다만 이때 우선이 되어야 할 것이 지역의 토지를 어떻게 이용할 것인가 하는 큰 밑그림이 그려져야 합니다. 무분별하고 무계획적인 개발은 지역을 망치는 지름길입니다. 그리고 그 모든 계획은 친환경적이어야 하며 지역의 어메니티를 보전하고 자원화 하는 방향에서 이루어져야 합니다. 필요하다면 법으로 규제하거나 조례나 규약, 주민 동의 등으로 지역을 보호해야 합니다. 그 다음에 지역 특성에 맞는 적절한 콘텐츠를 개발하는 것입니다. 그 아이디어야 무궁무진하지 않습니까?   

- 우리 농업은 위기입니까 기회입니까?

위기가 왔을 때 기회가 생긴다는 말이 있어요. 기회라고 한다면 시장을 끌어안고 있다는 것이고 FTA는 위기지요. 하지만 정부에서는 경쟁력이 있고 농민들의 소득에 보탬이 된다면 과감하게 투자를 한단 말예요. 이것이 기회지요. 시장 개방에 맞서 양적인 생산보다는 질 높은 농산물을 만들어서 비싸게 팔자, 고품질 안전 농산물로 수입 농산물과 차별화시키자는 거지요. 마케팅 전략에서도 시스템을 구축하면 됩니다. 참다래 유통 단지를 보십시오. 키위가 뉴질랜드에서 들어온다고 했을 때 마케팅 시스템 구축해서 성공하지 않았습니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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