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저널>이 교육면을 증면한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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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저널>이 교육면을 증면한 까닭
  • 이천저널
  • 승인 2006.11.23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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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서울대 이장무 총장의 논술 관련 발언이 적잖은 파문을 일으켰다. 취임 100일을 맞아 한 일간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강남 논술 학원에서 가르치는 내용은 서울대 논술 문제에서 빼겠다”는 발언 때문이다. 그리고 이 발언에 대한 교사, 학부모, 학원의 기상천외한 반응이 이른바 ‘기사거리’가 된 것이다. 엄격하게 이 발언만을 문제 삼는다면, 대단히 죄송하게도 이장무 총장은 논술이 무엇인지 전혀 모르는 분이다.

이 말을 이렇게 바꾸면 쉽게 이해가 될 것이다. “강남 수학 학원에서 가르치는 내용은 서울대 수학 문제에서 빼겠다” 아마 수학과 관련해 이런 말을 했다면 상당한 웃음거리가 됐을 것이다. 그런 지침은 이 지구상에 없는 새로운 수학의 시스템을 들고 나오지 않은 한 가능하지 않기 때문이다.

많이 양보해서 이 총장의 의도를 짐작해 보면, 강남 학원가에서 떠도는 예상 문제와 유사한 문제를 서울대 논술 시험에서 걸러내겠다는 뜻일 게다. 이 총장은 지나치게 비대해진 사교육 시장이 가진 자와 못 가진 자, 서울과 지방의 불균형을 가속화시켜 교육 기회의 불평등을 초래하고 있다는 인식을 갖고 있는 모양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도 이것은 하나의 현상에 대한 단기적인 처방에 불과하다. 열이 오르고 있으니 일단 해열제를 쓰겠다는 얘기다.

이 발언이 코미디가 되는 이유는, 이 병의 원인이 무엇인지, 이 열은 무엇 때문에 생겼는지, 열을 내리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같은 근본적인 문제는 버려두고, 뼈에서 고기를 발라내듯 ‘강남 논술 학원에서 가르치는 내용’을 따로 떼어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그 무지에 있다. 

논술은 다른 분과 학문과 마찬가지로 하나의 시스템이다. 그것을 다른 나라에서는 수사학이라고 부른다. 학교에서는 가르쳐 본적도 없는 과목을, 시험이라는 형태로 도입해 경쟁하게 하고, 그 틈새에서 발생한 사교육을 척결하겠다고 칼날을 세우는 이 나라의 교육을 위태롭게 바라보며, 그 와중에서 불안하고 혼란스러워 하는 우리 지역 학생들을 위해 우선 수신호라도 보내보겠다는 심정이 이천저널이 교육면을 증면한 이유 중의 하나다.

신문에서 교육면 강화를 들먹인다는 것이 한물 간 유행으로 느껴질 만큼 논술에 관한 열풍에 편승한 일간지들의 기발하고 눈물나는 노력은 우리가 이미 보아온 바와 같다. 우리는 우선 그들과 차별화하기 위해 몇 가지 원칙을 지켜나갈 것이다.

지방이라는 이유로 교육의 기회와 질적인 면에서 소외된 이천 지역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질 높은 교육 콘텐츠를 제공하되, 공교육과의 협력 체계를 구축해 우리 지역의 유능한 교사들의 참여를 이끌며, 일방적 서비스가 아닌 지역 학생들과 직간접적인 소통을 통해 교육의 질을 높이는 한편, 이를 평생 학습과 연계해 이천 시민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열린 교육의 광장으로 만든다는 것이 그것이다.

이 목표가 실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드리며, 아울러 독자 제현의 많은 참여와 조언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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