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다시 한번 농협에 걸어보는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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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다시 한번 농협에 걸어보는 기대
  • 이천저널
  • 승인 2006.11.16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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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농협이 수매하는 공공 비축미의 수매 방식과 가격을 놓고 농민 단체들의 불만이 계속되고 있다. 급기야 농민 단체는 기자 회견을 여는 한편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서명 운동에 들어갔다. 이와 관련해 본지에서는 농협과 농민 단체의 주장을 각각 싣고 이 두 입장을 자세히 파악한 뒤 비교해보면서 대화의 출구를 찾아보려는 시도를 한 적이 있다.

그러나 아쉽게도 두 당사자들은 서로의 주장만 강조할 뿐 적극적으로 자신들의 입장을 표명하기를 꺼렸다. 결국 이 시도는 양측의 거부로 이루어지지 못했다. 이에 대해 본지에서는 문제의 두 당사자들의 대화 거부는 명분도 없고, 아무런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점에서 유감을 표명하며 대화를 촉구했었다. (본지 11월 2 일자 데스크 칼럼 참조)

그 뒤 본지로 한 통의 전화가 걸려 왔다. 모 단위 농협 조합장이라고 자신을 밝힌 그 분은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1)농민 단체의 책임자라는 사람들은 이런 저런 이유로 기본적인 자질이 부족하다. 2) 단위 농협은 소속 조합원에게 경영 실적을 공개한다. 그밖에 어느 누구에게도 공개할 이유가 없다. 3)따라서 소속 조합원이 아닌 그 누구도 대화의 상대가 될 수 없다.       

사실 여부는 차치하더라도 1)의 이유는 개인에 대한 비방이었으므로 문제 삼지 않겠다. 2)의 경우도 조합이 어떻게 운영되는지 아는 분들에게는 상식에 속한다. 문제는 3)이다. 아시다시피 이천의 각 단위 농협에서 사들여 판매하는 쌀은 ‘임금님표’라는 통합 브랜드다. 비록 수매와 판매는 농협별로 하지만 하나의 브랜드로 시판되기 때문에 쌀값 같은 예민한 문제는 전체 농협을 대상으로 이의를 제기할 수밖에 없다.

이것은 역으로 농협이 쌀값을 제현률 방식으로 등급화하겠다는 결정을 조합장들이 모여 ‘담합’했다는 사실을 공공연히 인정하는 이유와 같다. 따라서 농민 단체장들이 지역의 대표성을 가지고 이 문제를 자기가 속한 농협의 조합장을 포함한 모든 조합장들에게 제기하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다만 기왕에 농협 이천시 지회라는 조직이 있으니 조직의 성격으로 보아 지회를 창구로 삼는 것이 타당해 보인다. 그러나 이천시지회는 이런 일에 미온적이다. 지회는 또 거꾸로 우리가 나설 일도 아니고 나서봐야 공연히 문제만 확산시킨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결국 문제는 농협이다. 작게는 농협 조직이 가지고 있는 구조적인 문제나 운영 방식 등을 거론할 수 있지만 사실 근본적인 문제는 농협이 처음의 조합 정신을 잃고 있다는 데에 있다. 하지만 모든 농협이 한결 같지는 않다. 타성에 젖은 농협을 개혁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조합장들의 얘기도 심심찮게 들리고, 농협 내부에서도 그동안 몸 바쳐 일해 온 전문성을 토대로 농민들의 요구와 기대에 부응하도록 앞서서 변화와 개혁을 주장하는 분들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조만간 이런 분들의 목소리를 한데 모아 우리 이천 농협의 활로를 적극적으로 모색해보고자 한다. 이 땅에 아직 진정한 농협인들이 살아있음을 느끼는 신선한 토론장이 될 것이다. 많은 분들의 뜨거운 참여와 협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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