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지역보다 농촌 지역에 독거 노인이 더 많은데 이는 농촌 지역에 살았던 젊은층은 더 조건이 좋은 도시로 떠나고 시골집과 농촌을 지키기 위해 나이든 부모만 남았기 때문일까?
이천시의 기초수급 독거노인 현황을 살펴보면 14개 읍면동별 총 697명의 독거노인 중 장호원이 19.5%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했으며, 시내권과 멀어 교통이 불편한 농촌 지역에 독거노인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노인들이 신체적인 노화로 한두 가지 이상의 질병을 호소하고 있지만, 도시 지역보다 의료 시설이나 사회 복지 시설이 부족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제한된 농촌 지역에 독거노인 가구가 많아 독거노인들의 적절한 치료나 건강 관리에 많은 문제점을 드러냈다.
대월면의 한 자원봉사자는 “그간의 경험으로 느꼈던, 독거노인들께 가장 필요한 봉사는 의료 봉사”라며 경제적으로 어려운 독거노인들에겐 비싼 의료비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대부분의 독거노인의 경우, 스스로 부양할 능력이 없음은 물론 자녀가 없거나, 있더라도 그들의 경제적 상황도 용이하지 않은 까닭에 자녀로부터의 경제적 부양을 기대하기가 어려운 처지에 놓여 있다. 다행히 극빈 노인층에 대해서는 국가의 보호 장치라고 할 수 있는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의 생계보조금이 있다고는 하나 최저수준에 머무르고 있어서 절대 다수의 노인들은 심각한 경제적 어려움을 안고 생활하고 있다.
이천시의 경우, 기초수급자인 독거노인에 대해 매월 생계비와 경로연금을 합해 40만원~50만원 정도를 지급하고 있으며 동절기(11월~3월)에는 월동 난방비가 추가 지원되고 있다.
그러나 경제적으로 기본 생활이 어렵기 때문에 비용이 드는 여가 활동은 불가능하고, 비용이 들지 않는 텔레비전 시청이나 노인정에서의 소일 등 극히 제한적인 범위에서 생활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문제는 독거노인들에게는 훨씬 더 심각하기 때문에 독거노인들은 더욱 더 외로움을 느낄 수 있고, 이는 ‘자기비하’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한다.
이 밖에도 영양가를 갖춘 밥을 꼬박꼬박 챙겨먹는 문제, 계절에 맞게 제대로 된 옷을 갖추어 입는 문제 등 여러 가지 문제들이 있지만 사람에 대한 그리움도 빼서는 안 될 문제다.
신하리의 또 다른 자원봉사자는 “독거노인을 방문하면 환한 미소와 함께 이야기 도중 눈물까지 흘리시는 분이 있었다”면서 왜 우시느냐 물어보면 “좋아서 울지...”하신단다. 그 외로움의 깊이를 짐작케 하는 말이다.
이천시 각 사회단체나 자원봉사자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독거노인을 위한 봉사를 실천하고 있다. 방문 의료 봉사, 마사지 봉사, 이미용 봉사, 목욕 봉사, 반찬 봉사 등 각자가 가진 재능을 바탕으로 대부분 자원봉사자들의 무료 봉사로 이뤄지고 있다.
청강문화산업대학은 올해 개교 10주년을 맞아 이천 지역의 독거노인을 위해 지역 봉사 단체와 함께 교수, 직원, 학생들로 봉사팀을 구성, 지난 4월부터 꾸준히 활동하고 있다. 청강대에 따르면 독거노인들의 주거환경은 매우 열악한 상태로 오래된 집을 도배하려고 장롱과 싱크대 등을 치우다 보면 쥐 배설물과 벌레 등이 흔히 발견된다고. 이런 것들을 치우고 도배나 시설수리 및 보완까지 모두 마치는 것이 청강대 봉사 활동의 내용이다.
이같이 독거 노인에 대한 봉사 활동을 경험한 학생들은 지역내 독거노인의 실태와 문제점을 인식하고 더욱 적극적인 봉사활동으로 큰 보람을 느낀다고.
봉사활동에 참여한 만화창작과 양향선 학생(1학년)은 “늘 봉사활동에 대한 마음만 갖고 있었는데 무척 보람 있는 일이었다. 우리 학교가 문화 특성화 대학인만큼 어른들을 위한 무료 공연이나 벽화그림 등 다양한 형태로 봉사할 수 있는 방안을 생각해 봐야 겠다”며 계획을 얘기한다.
또한, 독거 노인을 성별로 보면 그 비율에 있어 여성이 남성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러한 차이는 남자들의 더 높은 사망률과 전형적으로 남편이 아내보다 나이가 더 많다는 사실에 기인하고 있다. 즉, 독거 노인의 대부분이 여성 노인으로 독거 노인의 문제는 곧 여성 노인의 문제라고도 할 수 있다.
경제 성장과 핵가족화 등의 여러 가지 이유로 노인들은 사회에서 소외를 당하고 있고, 그 중 대부분의 독거노인들은 끼니조차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고 좁은 방안에서 매일 반복되는 일상을 살고 있다. 이러한 노인들에게 직접적인 혜택이 제공되어야 하고, 또 그들도 여러 가지 권리를 누리면서 살 수 있도록 실질적인 대안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