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앞 붕괴위기 “장사해서 밥 먹고 살긴 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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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닉스 앞 붕괴위기 “장사해서 밥 먹고 살긴 틀렸다”
  • 이백상 기자
  • 승인 2007.01.05 15:21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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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닉스 증설,“마지막 하나 남은 실락 같은 희망(상인들)”

 “보시다시피 파리 날리고 있지 않습니까. 그렇다고 더 낳아질 기미도 안보이고, 환장하겠습니다.”

4일 오후 8시30분. 퇴근시간이 지나 제법 손님들로 분벼야 할 시간이지만 하이닉스 앞 상가 골목은 의외로 한산했다. ‘점포임대’라고 써 붙인 현수막이 군데군데 걸려있었고, 아예 문을 열지 않은 빈 점포도 눈에 띄게 많았다.


술과 음료 등을 취급하고 있는 A업소 역시 발길이 뜸한 거리 분위기에 편승하듯 손님이 한 테이블도 없었다. 이 업소 주인 B씨는 “어제는 오후 10시 넘어서 한 테이블 받은 게 다에요. 오늘도 마찬가지네요. 이래선 전기세도 안 나옵니다”라며 속사정을 털어놨다.

“이 시간에 원래 손님이 없어요?”라고 기자가 묻자, 한 상인은 “여기 처음 와보세요”라고 반문한 뒤,“이쪽 골목은 죽은지 오래됐어요. 정문 입구 쪽은 새 건물들이 많이 들어서면서 여기보단 (상권이)훨씬 낫다고들 해요.” 상가 뒤쪽에 건립 중이던 4~5천평 규모의 대형 상가건물은 6층까지 골조만 올라간 체 흉물스럽게 자리 잡고 있다. 숙박시설과 대형 찜질방 등을 짓다 부도가 난 것이다.

한때 황금상권으로 불리며, 손님들로 발 딛을 틈조차 없었던 이 골목(버스정류장~신영축산) 상권이 붕괴될 위기에 처해있다. “예전에 비하면 장사가 전혀 안되요. 문 닫아야 할 판이에요.” 상인들은 저마다 생계의 위협을 느낄 정도로 심각하다며 장사해서 밥먹고 살긴 벌써 틀렸다고 아우성이다.


이들은 더 좋아지겠지 라는 기대감으로 몇 년을 버텨 왔지만 늘어난 건 빚 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IMF이전까지만 해도 이천지역 최고의 상권을 자랑하며 새벽시간대까지 불야성을 이루던 하이닉스 앞 상가 밀집지역이 몇몇 상가를 제외하곤 썰렁하기 그지없는 뒷골목 상권으로 전락하고 있다.

▲ 거리 곳곳에 붙어 있는 폐업처분 안내장이 거리의 풍경을 더욱 을씨년스럽게 만들고 있다.



# 상권이 쇠퇴해 가는 이유.

이 일대 상권은 지난 1997년 IMF 이후부터 점차 내리막을 타기 시작해 2000년대 초반에 있었던 하이닉스 구조조정으로 인한 인원감축 등의 원인으로 상권 붕괴의 위기를 맞고 있다. 

게다가 이 일대가 상업지역으로 바뀌고 나서부터 계속해서 신축건물들이 들어서고 있으나 이곳을 찾는 손님들은 대부분 하이닉스 직원들로 한정돼 있어 수요(손님)와 공급(상가)이 맞지 않는 공동화 현상마저 빚고 있다. 여기선 장소속의 장사는 그야말로 옛날 말이다.

상인들은 “일단 새 건물에는 손님들이 꼬이는 편이에요. 건물도 깨끗하고 입점하는 업소들도 요즘 분위기에 맞는 인테리어를 하기 때문이지요.” 따라서 지은 지 오래된 건물들로 가득찬 구 상가밀집지역으로는 손님들의 발길이 뜸할 수 밖에 없다는 것.

# 이들의 살길은 오로지 하나, 하이닉스 증설.

“하이닉스가 증설해야 우리가 살 수 있어요. 증설 결정이 떨어지기만을 기다리고 있어요. 마지막 희망입니다.” 상인들은 하이닉스 이천공장 증설은 단 하나 남은 마지막 희망이라고 강조했다.

증설이 결정되면 이천 공장에 13조원 투자와 함께 6천명 이상의 고용창출과 수백개의 일자리가 생기게 되고, 이렇게 되면 침체의 늪에 빠진 지역상권이 되 살아 날 수 있다는 실락 같은 기대감 때문이다. “예전 호황기만큼은 아니어도 최소한 먹고살 수는 있잖아요.”

▲ 부실의 늪에서 간신히 빠져나온 하이닉스  반도체는
   이천은 물론 대한민국 국가경제의 핵심역할을 하는
   견인차다.

하지만 이들의 작은 희망마저 물거품 될 위기에 놓여 있다. 지난 4일 노무현 대통령이 “수도권내 공장증설은 예외적인 경우 외에는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강력한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이 발언은 곧 하이닉스 이천공장 증설이 사실상 물 건너간 것으로 해석된다.

하이닉스 공장 증설 결정은 비난 이곳만의 문제는 아니다. 간신히 부실의 늪에서 빠져나온 하이닉스 반도체는 이천지역은 물론 경기도, 나아가 대한민국 국가경제의 핵심역할을 하는 견인차다.



정부 발표를 10일 앞두고 있다. 오는 15일이면 모든 게 결정 된다. 발표에 앞서 정부는 오로지 먹고 살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는 이곳 상인들의 한 맺힌 목소리에 귀 기울여 주길 바란다.

‘바람 불 때 연 날리자’라는 말이 있다. 기회가 있을 때 잡아야한다는 뜻이다. 여기서 ‘바람’은 하이닉스 이천공장을 뜻하고, ‘연’은 이천공장 증설 허용을 의미한다고 이천시민들은 믿고 있다.

▲ 자물쇠가 채워진 유리문 옆으로 깨어져 있는 유리창이
   삭막함을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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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 2007-01-13 13:29:03
정말 힘들어요 하이닉스가 잘 되어야 이천도 잘 될텐데

한심한 2007-01-11 12:09:20
묘사도 잘 하셨네^^%%%
틀림없는 말이에요.
희망이 없어진지도 몇년째에요,,,,,,,
우리사정을 누가 알겠어요!!!!!!!!!!!!!!
소용없는 공염불입니당,,,

기사윌리엄 2007-01-08 14:50:02
정말 실감이난다. 저두 가끔 하이닉스 앞 상가들을 가보지만 정말 보기에두 안됐다. 하이닉스가 증설되고 사람 증원해서 뽑구 그 사람들 나와서 호주머니 열어야만 될 것 갔다.상인 여러분 힘네세요!

상인 2007-01-08 13:58:16
여기 증말 심각해. 가게는 수백게인대 손님은 없고 증말 큰 문제여.
어떻게살어야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