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학습을 패러디한 ‘초지학당’인기짱
상태바
평생학습을 패러디한 ‘초지학당’인기짱
  • 이석미 기자
  • 승인 2007.10.19 14: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승철 이장, “평생학습 그까이꺼 대충 노래 꽥꽥부르고 춤 휘둘러 대면 되는 거 아니유”

정민지·변세롬, “평생학습은 인생의 진리… 평생학습에 한번 푹 빠져봅시다”

13일 오후 이천설봉공원 주민자치·평생학습 축제 경연대회 현장. 다른 행사와 달리 함박 웃음꽃이 피기 시작하더니 행사장에 온 많은 사람들의 시선이 어디론가 쏠린다. TV에서나 볼 수 있는 개그프로의 한 프로그램을 대월주민자치위원회가‘초지학당’으로 패러디해 무대에 섰기 때문이다.

이날 수업은 평생학습. 각자 역할을 맡은 배우들이 평생학습에 대해 엉뚱한 말과 엉뚱한 몸동작으로 관객들을 웃긴다. 그런 행동이 나올 때마다 선생님 역할을 맡은 김지호 위원장은 ‘됐어됐어’‘앉자앉자’라며 학생들을 꾸짖는다. 그런 사이 객석은 박장대소. 경비복 차림에 후레쉬를 들고 무대에선 이승철(사동1리 이장)씨는 연실 휘슬을 불어대며 우스꽝스런 대사와 춤을 선보이며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평생학습 그까이꺼 대충 노래 꽥꽥 부르고, 춤 그가이꺼 대충 휙휙 휘둘러 대면 되는 거지.” 그의 열연은 인기개그맨 장동민 보다 훨씬 나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다소 바보 같은 캐릭터인 정태 역에 이지용(대월면 체육회장), 동수 역에 곽용진씨와 닭살 돋는 사모님 역에 안연선씨. 이들 셋이 엮어가는 ‘선생님 몰래 과자 먹다 들킨’코너는 아이디어가 기발했다는 평가다.

또 이장 역에 가장 나이가 많은 김성재(지역발전협의 회장)씨, 그리고 주전자 들고 무대 한 바퀴를 휙 도는 주번 역에 허용자씨, 그리고‘댄서킴’ 역할에 박향화·김미화씨, 차렷·경례 대사가 고작인 반장 역에 이향훈씨. 이들은 초지학당에 출연한 배우들로 주어진 역할을 손색없이 소화해내며 보는 이들에게 웃음을 선사했다.

사실 맡은 배역과 대사를 소화하기에는 어려움도 많았다고 한다. 행사 당일 자신의 차례에 대사를 놓친 배우가 ‘횡설수설’하자 일명 PD(연출)를 맡은 장달순 위원이 무대 옆에서 대사를 불러주기도 했다. 애타는 장 위원의 모습을 지켜본 관객들은 그에게 박수를 보냈다.?

마지막 무대를 장식한 어린 두 학생 정민지·변세롬(초교 6년). 무대 앞에서 원고를 나란히 들고 또박또박 평생학습의 정의에 대해 발표한다. 이들이 이날 내린 평생학습의 정의는 의외로 간단했다. “평생학습은 인생의 진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면서 관객들에게 호소했다.

“저희와 같이 배움의 고장 이천에서 평생토록 평생학습에 한번 푹 빠져보자”고, 관객들은 환호했다. 무엇인가 느낌을 받은 듯 했다.? 초지학당 수업은 이렇게 끝났다. 10분 동안의 공연을 위해 이들은 보름동안 매일 저녁 7시30분부터 모여 2시간가량 연습했다. 방송에서 볼 수 있는 의상 및 소품은 동대문 시장을 돌며 손수 장만했다. 대사 외우느라 애도 많이 먹었다고 한다.

틈틈이 거울을 보며 연습하는 사람, 짜장면을 먹으면서 대사 한마디씩 하는 사람, 더한 것은 한 위원이 잠꼬대로 대사를 외울 정도였다고. 이렇듯 이들의 열정은 대단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작품이 ‘초지학당’이다. 관객들 그리고 대월면주민자치위원들에게는 오랜 기억에 남을 것 같다.

그야말로 이들에게서 나이란 숫자에 불과했다. 타 자치위원들로부터 칭찬도 많이 들었다고 한다. “‘시나리오가 좋았다’‘신선했다’‘덕분에 즐거웠다’” 평생학습의 작은 혁명을 안겨다준 무대였다는 게 관계자들의 한결같은 평가다. “이천시가 평생학습도시가 안됐더라면 이런 무대를 감히 구경이나 했겠어요.” 이날 입상은 못했다고 한다.

하지만 초지학당 관계자들은 아쉬워하지 않는다. “관객들에게 충분한 웃음을 선사할 수 있었던 것만으로도 만족합니다.” 김지호 위원장은 “좋은 성적을 얻지는 못했지만 이번 축제를 통해 아주 좋은 경험을 했다”며“특히 나이를 뒤로한 채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한 대월면주민자치위원님들의 노고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