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배섭의세상읽기
아버지의 나라
icon 원적산 전문위원
icon 2018-06-29 14:09:38  |   icon 조회: 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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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나라


아침 햇살이 오르락내리락
등을 쓰다듬으며
오늘도 관념의 묶음을 버리고
땟거리를 얻으러 먼 길을 건너지.

그러는 동안 꾸덕꾸덕,
말라가는 늙은 허벅지와 근육들
가지런하게 범람하듯
조금씩 익어 깊어지지.

남루하게 쏟아지는 하늘은
어깨 너머 뜸 자국 가득한
새들이 떠나고, 뜰 앞 치자나무도
부끄러움을 견딜 만큼 견디지.

거스러미 가득한 길 위에서
맥없이 뛰고 또 뛰어도
바람이 되고 풀이 되고
억새가 되는 굽은 길을 걸어가지.

그리고 우리는 아버지처럼
달조차 힐끔거리며
주섬주섬 별을 세지.



=글, 사진 : 신배섭(문학박사, 시인)
2018-06-29 14: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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