곱게 다림질한 바지와 재킷처럼
옷장에 갇혀 아침을 기다린다
손목에 매달린 시계는
수갑이 채워지고
낡은 마을버스 속 TV는
예나 지금이나
같은 얼굴만 보여준다
지구 반대편에 살고 있는
기러기는 브래지어가
답답하다고 카톡을 보내고
언제까지인지 모를 행복만 꿈꾸다
어제와 똑같은 화장을 하고
내리막 오르막 반복해 보지만
끝이 없다 50년이 넘도록
죄책으로 시들어
애당초 글러 먹은 내일이지만
그래도 오롯한 내일은 있다?
=글, 사진 : 신배섭(문학박사,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