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배섭의세상읽기
참을 수 없는 몸부림(시)
icon 신배섭 전문위원
icon 2009-12-17 12:04:28  |   icon 조회: 3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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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없이 어정거리며 살아 온
면도날 같은 시간들, 허공에
무더기무더기 쌓아 놓고
새벽부터 늦은 밤이 되도록
줄광대로 한 평생
달리고 또 달려도
너는 어디에도 없다.


메마른 햇살 등에 짊어지고
모두 떠나버린 논밭에서
문득, 장대에 오른 사슴이 되어,
수유(須臾)같은 신명으로
마지막 남은 사리(舍利)까지,
참을 수 없는 몸부림으로
뿌리째 으스러지도록 불태워도
너는 어디에도 없다.


어디에도 발 하나 묻을
논밭 비슷한 것은 없다.



* 그림 : 박호창, '배흘림 기둥'(연필 소묘)
* 시 : 신배섭(문학박사․시인)
2009-12-17 12:04:28
122.203.21.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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