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배섭의세상읽기
거울
icon 원적산 전문위원
icon 2017-10-17 15:19:01  |   icon 조회: 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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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


어쩌다 허망하게 먹은 세상
안경 너머 시력을 잡아당기면
녹슨 풍경이 어슬어슬 기어 온다

마음 하나 둘 놓을 때마다
소스라치게 귀 밑으로 턱 밑으로
나이테들이 엉키고 엉켜 자란다

“남들도 다 그렇게 사는데
괜히 온몸이 슬프다”고 하시며
마른 땅덩어리로 버텨온 아, 아버지

하염없이 뼛속에서 풍장風葬 하지만
“넌, 꼭 네 아버지다”라는
어머니의 말은 들리지 않는다

그런 날이면 하현달이
훤한 앞산에서 섶을 풀고
자맥질한다
2017-10-17 15: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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