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배섭의세상읽기
디딤돌(시)
icon 신배섭 전문위원
icon 2011-11-16 15:50:28  |   icon 조회: 2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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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딤돌


수없이 많은 사람들
발에 밟히고 또 밟히면서도
꼼짝하지 않고 들어 올리는 디딤돌.

뜨거운 햇살 아래에서도
찬바람이 여울치는 들판 속에서도
때로는 하얗게 눈을 뒤집어쓰고도
아무도 가보지 못한 곳을 향해
오늘도 사람들 들어올린다.

조용히 숨죽이고 납작 엎드려도
사람들은 무심히 밟고 가지만
아무도 몰래 속살 하얀 새벽을 부화하고
가슴 뜨겁게 아침을 열어
제 몸 부서지는 눈부신 고통,
세월이 지나면 닳아 없어지려나.

이른 새벽부터 길 없는 밤까지 길을 만들며
턱없이 모자란 키로 사람들 들어 올리는
안쓰러움, 어느 것 하나 성하지 않은
닳고 닳은 몸뚱이 위에
남모르는 울음으로 꽃을 피워도
듣보지 못하는 적막한 세상,
사랑은 사람들 눈초리만큼 모자랐다.

별이 꿈을 담고
고요한 강이 하늘을 담을 때,
디딤돌은 꼿꼿한 돌비늘꽃 피우며
사람을 담는다.


=글 : 신배섭(문학박사․시인)
=사진 출처 : 네이버 이미지
2011-11-16 15:5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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