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한 세상이
얼마나 더 멀리 보일까.
세상에서 가장 감동적인
사람만이 득시글거린다면
까닭 없이
서로의 눈을 외면하고
깨끗한 입을 슬그머니
주머니 속에 감추고 싶다.
시(詩)가 필요 없는 날
따뜻한 밥에서도
설익은 살맛이 날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몸과 몸이 맞물려 뒤섞인다면
이유 없이
서로의 입을 외면하고
맑은 눈을 가만히
양말 속에 감추고 싶다.
시(詩)가 필요 없는 날
함부로 달려온 세상 한 복판에서
밤마다 구둣발은 구둣발을 만난다.
-그러면서 비로소 내일은 사라졌다.
=글, 사진 : 신배섭(문학박사,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