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락거리는 잠을 깨우며
첫차를 타기위해 집을 나서고,
여민 단추 구멍 사이로
파고드는 아침은
덜컹거리는 차안에서
기지개를 한다.
똑같은 옷
똑같이 단정한 모습으로
학생들이 차안으로 밀려들고
“희망이 가득 넘치는 학교”를 찾아
하루 종일 칠판에
수없이 희망을 그리지만
교실 창밖
푸른 하늘 아래에서만
비처럼 쏟아진다.
노을이 지고
자정이 가깝도록
정류장 모퉁이에서
막차를 기다리다 지쳐
흔들리는 차안에서,
내 가방 속에서,
엉금엉금 기어 나와
새털처럼 새장으로 날아간다.
그러다가도 새장에서
새벽이 되고 아침이 되어
티 없이 맑은 꽃을 품고 있다.
=시 : 신배섭(문학박사․시인)
=사진 : <이천뉴스> 이규선 전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