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불어 닥친 글로벌 금융위기와 경기침체의 여파는 2009년까지도 이어지고 있어 서민들은 경제 한파 속에 자기 몸 하나 추스르기에도 힘에 버겁다.
게다가 기업체는 예산감축을 위한 구조조정, 사업축소, 감산 등을 통해 불필요한 비용을 축소하려고 하고 있어 실직자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라고 한다.
그 어느 때보다도 추운 겨울이다.
그래서 그런지 매서운 소한(小寒), 대한(大寒)조차도 이곳 설봉산 자락에서 손발은 물론 온몸이 얼어 잔뜩 움츠리고 있다.
하늘마저 꽁꽁 얼어버렸다.
그러나 이 추운 겨울도 언젠가는 가고 따뜻하고 화사한 봄이 올 것이다.
그것이 자연의 법칙이기 때문이다.
추위에 지친 사람들이 있다면 지금 곧, 집안에서만 움추리고 있던 몸을 일으켜
겨울바람을 맞으며 설봉산길을 걸어보자.
그리고 “온몸을 뿌리박고 대가리 쳐들고 / 무방비의 나목(裸木)으로 서서 두 손 올리고 벌 받는 자세로 서서 / 아, 벌 받은 몸으로, 벌 받는 목숨으로 기립하여(황지우, ‘겨울 나무로부터 봄 나무에로’, 1985)”
우리보다도 더 앙상한 몸으로 이 겨울을 이겨내고 있는 나무들을 보자.
겨울을 이겨내기 위한 최소한의 몸놀림으로 물기 하나 없어 버티고 있는 나무들,
그들은 그림자까지도 산에 오르는 사람들의 발길에 차여 이곳저곳 부러지고 구부러져성한 곳이 없다.